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진=DB금융투자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진=DB금융투자

DB금융투자의 부동산PF 건전성 악화가 곽봉석 대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곽 대표는 올해 연임하면서 엄정한 리스크관리를 목표로 내걸었으나 관련 지표는 빠르게 악화 중이다.

특히 PF 관련 충당금을 적립하는 과정도 연임 시기와 맞물리면서 매끄럽지 못한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18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DB금융투자는 부동산경기 침체로 PF 위험노출액(익스포져) 건전성이 큰 폭으로 저하됐다. 부실 확대와 추가 충당금 부담으로 수익성이 저조해 자본확충도 크게 둔화된 모습이다. 

앞서 곽 대표는 지난 3월 주총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면서 "한층 강화된 사전·사후 관리를 통해 부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배전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엄정한 리스크관리와 내부통제 준수가 올해 가장 중요한 행동규범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PF 리스크 관리 능력은 여전히 물음표다. 곽 대표가 최초로 선임된 2023년 전후 DB금융투자는 PF 관련 우발채무 건전성 저하로 요주의이하여신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DB금융투자의 요주의이하여신 규모는 2022년 말 1763억원에서 지난해 말 3939억원까지 확대됐다. 올해 1분기에는 4165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요주의이하여신 중 부동산PF 관련 여신은 3023억원이며 이 가운데 브릿지론이 1765억원으로 질적 위험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요주의이하여신은 늘어나는데 자기자본 확충은 둔화되면서 부담이 확대되는 중이다.

특히 올해 우발채무 규모는 4955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455억원 늘었다. 기초자산 구성상 부동산PF 익스포져는 4158억원(83.9%)이고 이 중 브릿지론 비중은 43.2%다. 중·후순위 비중은 96.2%로 높아 질적 위험이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문제는 신규사업장과 엑싯 분양률에 도달하지 못하는 사업장 비중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런 DB금융투자의 지표와 관련해 이혁진 한기평 연구원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PF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부실 확대와 추가 충당금 부담이 수익성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DB금융투자는 지난해 영업실적을 확정하기 위한 충당금 적립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지난 2월1일 DB금융투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416억원으로 전년대비 74.5%, 당기순이익이 308억원으로 185.5% 늘었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3월11일에는 영업이익이 213억원, 당기순이익이 125억원까지 축소됐고, 영업이익은 오히려 전년대비 줄었다고 했다. DB금융투자는 당시 부동산PF 관련 충당금 적립 과정에서 재무제표가 정정됐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곽 대표는 3월 8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대표이사 단독 후보로 추천됐다. 3월11일 임추위 단독 추천 소식이 나온 이후 충당금이 추가로 적립되면서 실적이 조정됐고, 이후 3월 26일 주총을 통해 곽 대표 연임 안건과 재무제표 안건이 통과됐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곽 대표는 2023년 선임됐기 때문에 큰 무리가 없는 한 올해도 연임은 사실상 확정이란 얘기가 있었다"면서 "부동산 시장이 워낙 얼어붙었고 금융당국에서도 1월부터 충당금 적립을 강조했기 때문에 일찌감치 보수적으로 적립했어도 연임에는 큰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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