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금융그룹이 증권업에 본격 진출한다. 인수 후 합병이 아닌 우리종합금융과 포스증권의 직접 합병으로 자금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보통주자본비율(CET1) 소모도 최소화했다.
CET1 비율을 지키면서 우리금융은 추가로 보험업 확대 여력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지난해 3월 취임과 함께 비은행 강화를 선언한 임종룡 회장의 성과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우리금융지주는 3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인 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을 합병하고 합병 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의했다.
합병은 포스증권이 존속법인으로서 우리종금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증권업 라이선스를 보유한 법인이 존속법인이어야 합병 후 증권업 영위가 가능해서다.
합병비율은 우리종금 주식 1주당 포스증권 약 0.34주이며 합병 후 지분율은 우리금융지주 97.1%, 한국증권금융 1.5%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소수주주들과의 협의 하에 추후 소수주주 보유지분 매입을 통해 최종적으로는 100%로 지분을 확대해 완전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우리종금과 우리금융그룹의 전통 IB 사업영역과 포스증권의 디지털 플랫폼을 앞세운 리테일 경쟁력이 그룹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두 회사가 서로 부족한 점을 채울 수 있어 합병 기회를 잡게됐다는 후문이다.
사명은 법률 검토가 남았으나 우리금융 내부적으로는 '우리투자증권'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전에 매각했던 (구)우리투자증권의 네임밸류를 그대로 이어가고 그룹 비전과 IB 사업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자금부담 최소화…보험까지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이 직접합병을 추진하면서 우리금융은 자금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말 기준 CET1 비율은 12.0%다.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엔 다소 빡빡하다는 평가가 나왔으나 이번 우리종금-포스증권 합병에 큰 자금이 투입되지 않아 CET1 비율 소모가 거의 없다는 게 우리금융 측 설명이다.
이로써 우리금융은 추가로 보험사 인수 매물도 부담없이 검토가 가능해졌다. 이정수 부사장은 "그룹의 경쟁력 강화와 수익 다변화 차원에서 보험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 인수 의향도 전달한 게 사실"이라면서 "실사 기회가 주어진다면 충분히 검토할 예정이고, 재무적·비재무적 가치를 철저히 분석해 적정가치를 선정할 것"이라며 무리한 인수는 진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올해 11월 통합 앱을 출시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의 디지털 가입고객 약 2000명을 최대한 증권 고객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이정수 부사장은 "기존 포스증권의 펀드수퍼마켓 앱 기반으로 브로커리지를 위한 MTS를 개발해 그룹 내 투자정보 플랫폼 '원더링'이 탑재된 통합앱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우리금융그룹 슈퍼앱 "뉴원"과 연계해 증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어서 합병 증권사 고객 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임종룡 회장은 취임 후 약 1년만에 증권업을 확보하며 가시적 성과를 거두게 됐다. 보험사 추가 인수 여력도 확보하면서 임 회장 취임 당시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비은행 포트폴리오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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