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금융사고 예방에 나선다.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을 비롯한 최근의 금융사고와 관련한 조치로 풀이된다.
15일 KB국민은행은 컨트롤 타워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고객 신뢰 회복 △내부통제 실효성 강화 등을 중심으로 핵심 실행과제를 수립해 신속히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비상대책위원회는 고객 신뢰 회복 일환으로 고객의 문제 해결과 니즈 충족에 중점을 두고 평가하는 성과지표 'CPI'를 도입한다. 또 고객의 안정적인 자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한 신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내부통제 실효성 강화를 위해서는 인공지능(AI)을 적용한 '내부통제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운영하고 대출 적정성 점검 프로세스 내 '공공마이데이터'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내부 윤리의식 제고를 위해 전 임직원 대상 금융 윤리 교육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KB국민은행은 홍콩H지수 기초 ELS 최대 판매사로 상반기 만기 도래액이 2조7677억원에 달한다.
금융감독원은 판매사 현장 검사에서 불완전 판매 사례를 다수 발견했다며 성과평가지표(KPI) 과열 등을 문제 삼은 바 있다.
아직 판매사별 불완전 판매 사례 여부 등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KB국민은행은 비대위 설립과 함께 판매정책 등을 점검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아울러 KB국민은행은 지난달과 올해 3회에 걸쳐 내부 배임행위를 적발했다. 3월에는 A영업점에서 상가 담보 가치 산정 시 매입가가 아닌 분양가를 적용해 추가 대출을 내준 사례를 발견했고 4월에는 B지점에서 대출신청인 소득 과다 산정, C지점에서 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을 실제보다 높이 산정하는 사고를 발견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비상대책위원회의 최우선 목표는 고객과 사회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모든 국민으로부터 신뢰 받는 국민의 은행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윤리경영 강화와 금융사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KB국민은행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KB국민은행 신관에서 '금융윤리 실천 및 사고예방 결의대회'를 열고 모든 임직원이 함께 금융윤리 실천을 선서했다. 대회 현장에는 전 경영진이 참석했으며 직원들은 소속 부서 또는 영업점에서 방송을 시청하며 참여했다.
KB국민은행 임직원 모두는 선서를 통해 △투명하고 정직한 경영으로 은행의 사회적 책임 실천 △고객을 최우선으로 최고의 금융서비스 제공 △엄격한 법규 준수로 깨끗하고 공정한 금융환경 조성을 다짐하고 실천 서약에 서명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금융사고는 기본과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며 "모든 임직원이 경각심과 위기감을 갖고 금융윤리 실천과 사고예방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확고하게 다짐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