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카드 홈페이지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카드 홈페이지

삼성카드 김대환 대표의 유임을 두고 '비용 쥐어짜기' 결과라는 혹평이 나왔다. 김 대표 특유의 비용 절감으로 일회성 실적 방어에 급급한 가운데 결국은 미래 먹거리 투자를 줄인 결과라는 비판이다. 이를 두고 카드업계에선 경기 호황 시작과 함께 김 대표의 전략이 삼성카드의 뼈를 때리는 부메랑이 될 것이란 평가도 나왔다.

1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김대환 대표는 지난해 말 삼성금융그룹 대대적인 인사 개편에서 살아남았지만 그 배경을 두고는 의문부호가 달렸다. 실제로 삼성생명, 삼성생명, 삼성증권 3개 회사 대표를 모두 교체한 것과 대조되는데 김 대표의 연임 구체성을 두고는 위험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삼성카드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김대환 대표는 인사와 영업 분야에 문외한"이라며 "본인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알고 있기 때문에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비용 줄이기에 몰두했고 그 결과 유임에 성공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러나 최근 비용 쥐어짜기로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고 있다"며 "본업 경쟁력을 잃었다는 평가도 많다"고 덧붙였다.

김대환 대표는 지난해 현대카드를 제외한 모든 전업 카드사 실적이 하락한 가운데 2%대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이런 결과로 유임에 성공했다는 것이 대다수 평가다.

삼성카드 전경. 사진=연합뉴스
삼성카드 전경.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김대환 대표 성과는 낙제점에 가깝다는 내부 불만이 나왔다. 먼저 카드 이용 실적 M/S(시장 점유율)가 급감한 것이 첫손에 꼽힌다. 이용 실적 M/S는 카드사 경쟁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미래 성장 가능성까지 점쳐볼 수 있다.

삼성카드 카드 M/S는 2022년 16.3%에서 지난해 15.8%로 0.5%p 하락했다. 특히 순위권 경쟁을 벌이던 현대카드는 12.1%에서 13.0%로 0.9%p 급증했고 롯데카드도 9.1%에서 9.6%로 0.5%p 증가했다.

또 다른 삼성카드 내부 관계자는 "삼성카드 시장 점유율이 감소한 이유는 프리미엄 카드가 몰락했기 때문"이라며 "김대환 대표는 이익도 많이 나지만 투자도 많이 해야 하는 프리미엄 카드 분야를 돈 먹는 하마로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김대환 대표가 비용 줄이기에 급급해 이익이 많이 나는 프리미엄 카드 시장 1위 자리를 내줬다는 분석이다.

비용 축소는 단순히 상품 혜택 축소에 그치지 않았다. 김대환 대표는 2021년부터 삼성카드 민원, 발급, 부정 사용 업무 담당 자회사에 나가는 비용이 크다고 정의해 이를 모두 외주에 맡기려는 시도도 계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를들어 에이스손해보험과 KB국민은행 등 콜센터를 용역업체 외주로 운영하는 경우 제대로 된 처우를 받지 못해 임직원 불만이 상당하다. 지난해 국정감사에는 보험사와 콜센터 임직원 간 성과급 차별 문제가 불거졌다.

이런 고객서비스 외주 운영을 두고 일어난 여러 논란을 보고도 김대환 대표는 단순 비용 절감을 위해 이런 방식을 주목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김대환 대표가 특유의 비용 짜내기 경영으로 미래 먹거리 분야 투자를 줄이고 그룹사 의존도를 높여 이를 만회하려고 한다는 주장도 고개를 들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21년 0%에 가까웠던 삼성카드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 비율이 2022년에는 0.15%로 증가하더니 지난해는 0.33%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는 특정인 또는 계열사에 대해 제공할 수 있는 신용공여(지원)를 의미한다. 이는 그룹사 내 법인카드 사용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비중이 늘어날수록 그룹사 의존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비은행권 카드사와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눈에 띈다. 현대카드의 대주주 신용공여 비중은 2022년 3.07%에서 지난해 1.93%로 줄었다.  비씨카드는 대주주 신용공여 비중을 0%로 유지 중이다.

삼성카드 내부에 밝은 한 관계자는 "김대환 대표의 쥐어짜기는 위기일 때 반짝 성과처럼 보일 수 있어도 호황일 때 뼈아픈 결과를 초래하기 딱 좋은 경영"이라며 "위기일수록 과감한 변화와 투자가 필요한데 오히려 역행하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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