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본관 머릿돌. 사진=삼성화재
삼성화재 본관 머릿돌. 사진=삼성화재

삼성화재가 올해부터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판매)를 통한 상품 판매를 중단한다. 지난 2003년 방카슈랑스 영업을 시작한 지 21년 만에 시장 철수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방카슈랑스 신규 영업을 전면 중단했다. 

은행과 방카슈랑스 제휴를 맺은 저축성·일반보험 등 보험 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기존 상품에 대해 관리만 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영업을 그만뒀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하반기 방카슈랑스 영업부 직원 30여 명 중 일부 관리직원만을 남기고 해체했다.

삼성화재가 방카슈랑스 영업을 접은 이유는 지난해 도입한 새 회계제도(IFRS17)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적용한 IFRS17에서 저축성보험은 매출서 제외하고 부채로 간주한다. 보험사로선 많이 팔수록 내줘야 비용으로 인식해 그만큼 충당금을 쌓는 등 회계상 불이익이 불가피하다.

수익성을 이유로 흥국화재·메리츠화재 등 국내 손해보험사는 일찌감치 방카슈랑스 시장에서 이미 철수한 상황이다.

전체 보험업계 방카슈랑스 실적 중 손해보험사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기준 약 2% 수준에 불과하다.

삼성화재도 실적이나 경영 측면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 방카슈랑스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의 방카슈랑스 시장 철수로 국내 은행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손보업계 방카슈랑스 시장 참여자가 줄어든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방카슈랑스 25%룰(판매 비중 규제)'를 지키기 어려워서다. 25%룰은 한 개 보험사 상품 모집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25% 이내로 맞춰야 하는 규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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