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림 전 KB증권 대표, 황현순 전 키움증권 대표/사진제공=각사제공
박정림 전 KB증권 대표, 황현순 전 키움증권 대표/사진제공=각사제공

지난해 자진 사임한 황현순 전 키움증권 대표와 박정림 전 KB증권 대표가 재취업 문을 두드리고 있다. 황 전 대표는 증권가를 떠났지만 계열사 대표직을 통해 경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 전 대표는 사외이사 후보에 이름을 올려 증권가 복귀가 예상된다.

2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황현순 전 키움증권 대표가 최근 사람인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사람인과 키움증권은 모두 다우데이타를 주축으로 하는 다우키움그룹 계열사다.

황현순 신임 대표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학사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장기신용은행과 한국IBM, 키움인베스트먼트를 거쳐 키움증권 대표를 역임했다. 2000년부터 키움증권에서 근무한 황 대표가 키움증권을 현재 시장 지위까지 끌어올리는 데 적잖은 공헌을 했다는 평가다.

황 대표는 지난해 10월 영풍제지가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4943억원 미수금이 발생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키움증권 대표이사직에 대한 사임 의사를 밝혔다.

다우키움그룹 계열사인 사람인은 IT 기술 기반 커리어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 황 대표를 선임했다. 사람인은 지난해 '사람인HR'에서 사명을 변경하고 채용을 넘어 고객들의 생애주기에 걸쳐 다방면에서 기회를 연결하는 커리어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사람인은 황 대표에 대해 "금융 플랫폼을 다년간 운영하며 키움증권을 국내 거래량·거래규모 1위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으며 IT업계와 고객에 대한 이해 없이는 불가능한 성과였다고 판단한다"면서 "향후 사람인 비즈니스 확장에서 금융 영역 등 타 산업과의 연계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최적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라임펀드 사태로 금융당국 제재를 받아 KB증권 대표에서 물러난 박정림 전 대표는 SK증권 사외이사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박 전 대표는 KB국민은행 부행장을 지내고 지난 2017년 KB증권에 합류했다. 이후 2019년 KB증권 대표이사에 선임되며 국내 증권업계 첫 여성 CEO가 됐다.

SK증권은 박 전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올린 이유에 대해 "다양한 경험과 식견이 SK증권의 성장·발전·내부통제 시스템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SK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63%까지 감소했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1264억원으로 전년대비 9.9%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0억원으로 전년대비 26.7%, 당기순이익은 32억원으로 63% 감소했다.

박 전 대표는 "사외이사로서 최대주주로부터 독립적인 위치에 있어야 함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며 "주주와 금융소비자의 보호를 위해 투명하고 객관적인 업무 수행을 실천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박 전 대표가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되더라도 향후 법원 판단에 의해 사외이사 활동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지난해 금융위는 박 전 대표에게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사태와 관련해 직무 정지 3개월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금융사 임원이 중징계를 받으면 금융사 취업이 3~5년 제한된다.

박 전 대표는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를 법원이 인용하면서 처분 효력은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연기됐다.

SK증권 관계자는 "박정림 전 대표의 사외이사 임기는 3년"이라며 "현재 징계 불복소송 진행 중이어서 최종판결이 확정될때까지는 결격사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일각의 우려에 선을 그었다. 다만 "징계불복과 관련해 향후 최종적으로 판결이 확정되면 그 결과와 법규에 따라 적법하게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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