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 사진=하이투자증권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 사진=하이투자증권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의 연임 여부를 두고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PF 꺾기 의혹과 내부통제 실패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DGB금융그룹 차원의 인적 쇄신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15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홍원식 대표는 다음 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홍 대표는 LG투자증권, 보스턴은행, 글로벌앤어소시에이츠,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을 거쳐 2021년 12월부터 하이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다.

투자업계 예상을 종합하면 홍 대표 연임 가능성은 물음표다. 지난해 부동산 PF 관련 꺾기 의혹과 김진영 전 사장의 비위 행위가 드러나면서 내부통제 실패에 대한 책임론이 부각되면서다.

앞서 하이투자증권은 한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출을 전제로 부실 채권을 권유한 꺾기 행위를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실제 두 계약이 비슷한 시기에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 자료가 나오기도 했다. 홍 대표는 국정감사에 출석해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지만 정무위 차원에서 위증 혐의 고발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PF 부문을 이끌어왔던 김 전 사장은 아들이 근무하고 있는 흥국증권에 15조원 규모 기업어음(CP)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하이투자증권은 김 전 사장을 면직했는데 징계성 인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적 부진도 홍 대표 연임의 걸림돌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억원에 그쳤다. 꺾기 의혹과 임원 비위 행위가 적발되면서 서둘러 부동산PF 조직을 축소했지만 PF부문에서 큰 성장을 이뤘던 만큼 실적 회복 여부는 미지수다.

투자업계에서는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이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 대신 용퇴를 결정하면서 지주 차원에서도 홍 대표 연임을 결정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홍 대표는 이베스트투자증권 출신으로 선임 당시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겠다는 김 회장 의견이 적극 반영된 것으로 안다"며 "김 회장도 물러나기로 한 상황에서 홍 대표 연임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게다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 힘을 쏟고 있는 DGB금융그룹 차원에서 임직원 내부통제에 실패한 홍 대표를 안고 가기엔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 전환 심사에서 내부통제 요건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올해 7월 시행을 앞둔 '지배구조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도 홍 대표 연임의 장애물로 꼽힌다. 이렇게 되면서 금융사는 임원들의 내부통제 업무 범위를 확정한 책무구조도를 올해 말까지 금융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핵심은 금융사 내부통제에 CEO가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꺾기 의혹과 임직원 내부통제 실패 논란을 겪은 홍 대표가 연임한다면 책무구조도를 제출해야 하는 입장에서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분석도 고개를 들었다.

급격하게 늘어난 하이투자증권의 부실채권도 DGB금융그룹으로선 불안 요소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면 영업망 확대를 위해 상당한 자금이 필요한데, 하이투자증권의 부실채권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하이투자증권의 고정이하자산은 2319억원으로 증권업 평균 대비 788억원 높게 나타났다. 고정이하자산비율도 7.6%로 업계 평균보다 4.5%p 높았다. 지주 일각에서도 홍 대표 책임론이 떠오르는 이유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 (CEO) 인선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인선 절차에 따라 연임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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