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상반기 'KB스타터스'로 선정된 스타트업 임직원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B금융
2023년 상반기 'KB스타터스'로 선정된 스타트업 임직원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B금융

지난 2021년 한국인이 창업한 스타트업 중 최초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1조원이 넘는 가치를 인정받아 유니콘에 오른 기업이 있다.

주인공은 기업용 채팅·음성·영상 대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센드버드'다. 2015년 설립해 약 7년 만에 신세계, 크래프톤, KB국민은행 등 국내는 물론 페이팔, 레딧, 야후 등 전 세계적으로 3500개가 넘는 고객사를 둔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곳 고객사이기도 한 KB금융은 일찍이 센드버드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지원에 나섰다. 2016년 KB금융지주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KB스타터스'에 선발된 센드버드는 KB국민은행, 카드, 캐피탈과 협업했다.

KB금융은 금융권 중 가장 빠르게 스타트업 지원에 나섰다. 2015년 우수 스타트업 발굴과 지원을 위해 만든스타트업 전담조직 'KB핀테크HUB센터'가 시초다.

KB금융이 명동 본점 내에 마련한 스타트업 육성 공간은 시간이 지나며 강남 지역으로 거처를 옮겼다. 조직명도 두 차례 확대를 거쳐 'KB Innovation HUB 센터'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KB스타터스'는 KB이노베이션 허브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혁신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을 발굴해 KB금융과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경영 전반을 지원한다.

지난해 11월 기준 KB스타터스 누적 선발 기업은 255곳이다. 투자금액은 1743억원에 달한다. 펀드와 계열사 자체 투자를 포함해 매년 19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KB금융은 그룹 차원에서 스타트업 육성에 투자한 셈이다.

KB스타터스 선정 기업은 서울시 강남구와 관악구에 있는 협업 공간에서 업무를 볼 수 있다. KB계열사와 연계한 사업화도 지원한다. 유관 계열사나 부서와 1:1 만남은 물론 출시와 투자 등도 돕는다. 이들 선정 기업은 KB금융 내 전문인력에게 세무와 법률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채용박람회 'KB굿잡'에 참여해 인재 선발에도 도움을 받는다. 정부기관을 비롯한 외부 육성기관과 연계한 IR을 포함해 HUB 파트너스와 연계한 분야별 전문 경영자문과 멘토링도 받을 수 있다.

KB스타터스는 센드버드 이외에도 여러 기업을 배출했다. 자영업자를 위한 경영 관리 앱 '캐시노트'를 운영하는 한국신용데이터는 2017년 KB스타터스에 선발돼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와 3차례 협업을 가졌다. 한국신용데이터는 현재 소상공인 특화 상품을 제공하는 '제4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도 도전장을 냈다.

보험 플랫폼 '시그널플래너' 운영사 '해빗팩토리'도 KB스타터스를 거쳤다. 보험 진단·상담·청구 보험 관련 모든 과정을 비대면으로 제공하는 해빗팩토리는 높은 고객 만족도를 바탕으로 2023년 인슈어테크 기업 처음으로 흑자에 성공했다. 현재는 미국 법인을 설립해 현지 주택담보대출 은행 허가를 받아 새로운 시장 개척을 준비 중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빅테크플러스'는 KB부동산과 협업해 '집봐줌' 서비스를 선보였다. KB부동산 앱에 주소와 보증금을 입력하면 등기사항전부증명서와 건축물대장 열람을 포함해 KB시세와 실거래가 등 각종 시세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임대차 계약 안전성을 진단받을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사회 초년생이나 대학생의 주거 안전에 기여하고 있다.

KB금융은 이에 그치지 않고 2022년 9월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KB스타터스 싱가포르' 프로그램을 새롭게 선보였다. 매년 1회 10개 내외 기업을 선정하며 선발 기업에는 KB금융이 싱가포르에 설립한 'KB 글로벌 핀테크 랩'이 법인 설립 등 현지 진출 컨설팅과 전용 사무공간을 제공한다. 

KB금융 관계자는 "혁신 기업 지원이 곧 미래 투자라는 철학으로 스타트업과 상생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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