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도서관은 올해 고문헌 구입 공고를 통해 국내 유일본 ‘인명입정리론소초’, ‘유식이십론’, ‘조사첩’, ‘갑자년생원진사방목’ 등 문화재급 자료를 포함한 고문헌 194종 653점을 구입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에 구입한 고문헌 중 간행시기가 가장 오래된 자료는 1243년에 판각된 고려대장경 재조본인 ‘유식이십론’이다. 불교의 유식(唯識) 사상을 설명한 책으로 당대 최고의 글씨로 제첨해 표지를 장황하는 등 학술연구 가치가 높은 자료로 여겨진다.

‘인명입정리론소초’는 고려 대각국사 의천(1055~1101)의 교장총록에 수록돼 있는 불교 주석서로, 고려 교장을 저본으로 조선 간경도감에서 1460년에 간행한 유일본이다. ‘조사첩’은 1452년 이조에서 사헌부의 조사를 마친 권징이 승문원 부정자에 임명됐음을 알리는 희귀 고문서로 이조지인의 장서인이 찍혀있다.

‘갑자년생원진사방목’은 갑자년인 1504년에 치른 생원시, 진사시의 합격자 명단 각 100명을 수록한 책으로 임진왜란 이전에 금속활자로 간행한 전래가 드문 희귀 사마방목(司馬榜目)이다. 1511년에 합격자 한윤창이 쓴 권말의 기록으로 간행시기를 확인할 수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국가 기록문화유산을 확충하기 위해 매년 고문헌을 구입해 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망실 위기에 있는 민간 고문헌 및 문화재급 자료 구입을 위해 구입예산을 대폭 증액해 유일본 희귀자료를 집중적으로 구입했다.

고문헌들은 등록·정리를 마친 후 국립중앙도서관 누리집과 한국고문헌종합목록에서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향후 디지털화 및 복제본으로 제작해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유일본 희귀 고문헌은 전문가의 연구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 신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