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여의도 신관 전경. 사진=KB국민은행
KB금융지주 여의도 신관 전경. 사진=KB국민은행

은행 상생 금융 추진과 함께 홍콩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사태로 KB금융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상생 금융에 관치 금융 논란이 더해지면서 외국인투자자 이탈이 두드러진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은 전일 5만14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10월 5만5000원~5만7000원 선에서 움직이던 주가는 12월부터 5만1000원~5만2000원 대 고정돼 있다.

특히 외국인투자자 이탈이 크다. 외국인투자자는 지난 11월 7일부터 한 달간 KB금융 주식 937억6500만원을 순매도했다.

은행주는 대표적인 저평가 주다. 국내 은행 산업이 관치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탓이다. 국내 은행주 9개 종목을 포함한 KRX은행 지수의 주당순자산가치(PBR)은 지난 7일 기준 0.38이다. PBR은 재무적 측면에서 주가 판단에 쓰는 척도로 1보다 낮을 경우 자산가치가 주식시장에서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다.

KB금융은 지난해 총주주환원율 33%를 기록하며 꾸준히 배당을 높이고 있으나 주가는 크게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관치금융 논란이 여전하다는 점이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윤석열 대통령과 금융당국이 은행 이자이익을 두고 "갑질을 많이 한다", "혁신이 없었다" 등 질책을 이어갔다. 이에 은행권은 당국과 상의 하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대상 이자를 감면해주는 방식으로 이자이익을 돌려주는 상생 금융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은행권에서는 KB국민은행이 가장 많은 금액을 토해낼 것으로 보고 있다. 소상공인 대출 규모가 가장 크고 은행 순이익도 가장 큰 탓이다. 은행은 대표적인 배당주로 이자이익을 내놓을 경우 배당 성향을 축소할 수 있다.

홍콩 ELS 문제도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홍콩H지수와 연계한 ELS 상품을 판매했다. ELS는 상품 만기 때까지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경우 수익률을 얻는 상품으로 기초자산이 미리 정한 수치보다 떨어지면 원금을 잃는다.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ELS 상품 계약 시점은 2021년이다. 당시 홍콩H지수는 최대 1만2000선을 기록했으나 지난 7일 홍콩H지수는 5615.80에 장을 마감했다.

ELS는 원금 손실이 가능한 상품이다. 은행권에서 판매한 홍콩 ELS 상품 중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상품 잔액은 8조4100억원으로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중 KB국민은행 판매 잔액은 4조7726억원으로 절반이 넘는다. 판매 시 상품 가입서 등에 자필 서명을 받았다 하더라도 보상은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본래 적합성 원칙 취지는 금융기관이 소비자 상황을 제대로 파악한 뒤 가입 목적에 맞는 적합한 상품을 권유하고 그 과정을 소비자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이라며 "적합성 원칙이 제대로 이행됐는지 먼저 따져야 할 듯하며 ELS 상품구조를 고령 소비자에게 짧은 시간 안에 이해할 수 있었는지 여부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현재 배상 기준 마련을 검토 중이다. 당국은 지난 2019년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때 20%~40%의 배상 비율을 책정했다.

저작권자 © 뉴스저널리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