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연구소 조감도. 사진=한화오션
시흥연구소 조감도. 사진=한화오션

"자동차에 '테슬라'가 있듯이, 한화오션은 차세대 조선업계를 이끄는 첨단기업이 되겠습니다."

지난 15일 방문한 한화오션 경기도 시흥연구개발(R&D)캠퍼스. 박진원 중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시흥R&D캠퍼스는 글로벌 초격차 방산기업으로 뛰어오르기 위한 산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시흥R&D캠퍼스는 선박, 해양플랜트, 특수선 분야의 기술연구가 이뤄지는 연구원으로 지난 2018년 12월 개소했다. 옥포조선소와 함께 한화오션 조선해양기술 발전의 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이곳은 '글로벌 초격차'라는 포부에 걸맞게 최신, 최고, 최대, 최초 등 수식어를 가진 연구시설로 즐비했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시설을 하나 꼽는다면 바로 업계 최초·유일의 '음향수조'(音響水槽, Acoustic Water Tank)다.

음향수조 전경. 사진=한화오션
음향수조 전경. 사진=한화오션

음향수조는 수중에서 음파를 이용하여 대상 표적의 음향학적 특성을 분석하는 시설이다. 이곳에서는 함정의 수중방사소음을 최소화해 자신의 위치 노출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연구, 개발한다. 

길이 25m, 너비 15m, 깊이 10m 규모의 수조에서 실제와 유사한 수중 환경을 만든 뒤, 음파의 전파·반사·산란·회절·굴절 등 특성을 확인해 수중방사소음 저감기술 개발에 활용된다. 해당 기술은 잠수함의 생존성과 직결된 기술로서 아주 중요하게 평가된다.

국내 조선업계 중 한화오션이 유일하게 보유한 시설로 지난 6월 입력해놓은 연구 시나리오를 수행하는 자동화시스템까지 갖췄다. 현재는 수상함의 수중방사소음 저감기술인 '마스커 에어 시스템'(Masker-Air System) 등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예인수조의 시연모습. 사진=한화오션
예인수조의 시연모습. 사진=한화오션

다음으로 돋보이는 시설은 예인수조(曳引水槽, Towing Water Tank)다. 이곳은 모형선을 띄우고 예인차로 견인하면서 선박의 저항·자항·운동·조종 등 성능을 시험한다.

세계최대·최신 예인수조로 길이 300m, 너비 16m에 최고 수심 7m를 자랑한다. 최대 담수량은 3만3600톤(t)에 달한다. 수심 조절이 가능해 상선부터 함정까지 다양한 선박을 대상으로 맞춤 시험이 가능하다.

캠퍼스 개소와 함께 건립된 이후 지금까지 110개 이상의 연구를 진행했다. 한화오션은 무인자동화 및 3D프린팅 기술 도입을 통해 연 27척에서 35척까지 연구생산성을 높일 예정이다. 

공동수조의 시험관측시설. 사진=한화오션
공동수조의 시험관측시설. 사진=한화오션

세계최대·최신의 공동수조(空洞水槽, Cavitation Tunnel)도 빼놓을 수 없다. 이 시설은 전체길이 62m, 높이 21m로 선박의 공동현상을 모사하기 위한 시험 설비다. 

공동현상(Cavitaion)이란 일정한 온도의 물속에 압력이 급격히 변동하면 물은 기체 상태로 변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발생한 기포는 소음과 진동을 일으켜 선박의 추진력을 떨어트리고 적군에 발각될 위험성을 높인다.

한화오션의 공동수조는 초대형 수조에서 총 3600t의 물을 순환시켜 최대 15m/s까지 유속을 형성해 다양한 조건의 실험이 가능하다. 현재까지 50척 이상의 모형선을 대상으로 시험 평가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한화오션은 뛰어난 연구시설을 바탕으로 조선·방산 분야에서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고 '글로벌 해양방산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한화오션은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새 성장동력 확보에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예산은 △방위산업(9000억원) △친환경·디지털화(6000억원) △풍력 개발(2000억원) △스마트야드(2000억원) 등 분야에 쓰일 예정이다.

강중규 중앙연구원 원장은 "최근 분쟁주변국의 국방 지출이 증가하는 가운데, 글로벌 안보환경 변화에 따라 시장이 열릴 것이라 보고 선제적으로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며 "확보한 재원은 향후 기술 개발, 시설 투자, 인수합병 등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를 통해 2030년 업계최초 무인완전자율운항선을 구축하고, 2040년 매출 30조원·영업이익 5조원 이상의 실적을 얻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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