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증권사가 오프라인 영업점을 줄이며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방문판매 허용 등 비대면 업무 범위가 늘어나자 비용 절감을 위해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영업점 통폐합이 금융소비자 불만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한 데다 일부 증권사는 영업점 축소로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는 만큼 일방적인 통폐합이 되레 독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이달 구로WM센터를 파크원 NH금융타워에 있는 영업부금융센터로 통합 이전했다.

NH투자증권은 구로WM센터 외에도 추가 통폐합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 노조는 사측이 일방적 점포 통폐합을 진행 중이라며 대립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이는 KB증권도 마찬가지다. KB증권은 이달 선릉역, 신사, 청담역, 신설동, 종로, 수유 등 6개 영업점을 통폐합했다.

KB증권은 "올해 진행한 영업점 통폐합은 매년 실시하는 통상적인 점포 전략 수행 과정 중 일부"라며 "최근 급변하는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 정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증권사의 국내 지점, 영업소는 856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곳 줄었다.

지점 축소가 가장 많은 삼성증권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의 국내 지점, 영업소 개수는 지난해 1분기 44개에서 올해 1분기 30곳으로 줄었다.

증권사는 MTS 이용 고객 대상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비대면 고객 확대에 힘쓰고 있다. 또한 올해부터 증권사 영업점이 아닌 장소에서 투자 상품을 판매하는 '방문판매법'이 시행된 만큼 증권사 영업점 축소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영업점 축소는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KB,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올해 상반기에만 85곳의 영업점을 축소했다.

이는 모바일 앱 대중화로 인한 효율화지만 금융당국은 금융소비자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으며 최근 점포 폐쇄를 결정 전 이용 고객 의견을 수렴하고 폐쇄 시 대체 점포를 마련하도록 하는 내용의 '은행 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을 발표했다.

지점 통폐합을 통해 영업점 크기를 늘려 고객에게 더욱 쾌적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NH투자증권이 지난해 강남대로WM센터, 교대역WM센터를 통합해 선보인 '강남금융센터', 한국투자증권이 압구정PB센터와 청담 영업소를 278평의 대형 점포로 탈바꿈한 것이 그 예다.
다만 이는 고액 자산가 특화 점포로 증권사 역시 금융소비자 불편을 초래한다는 논란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KB증권은 "제한적인 업무만을 수행하는 일부 라운지와 근거리에 있는 지점간 통합으로 신속한 업무처리가 가능하다"며 "역세권 등 접근성이 우수한 지역에는 넓고 쾌적한 상담 공간을 확대해 고객 편의에 부합할 수 있도록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PF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리스크 관리가 중요 과제로 떠오른 만큼 영업점 축소와 WM 영업에 집중하는 증권사가 늘어날 것"이라며 "은행보다는 덜하겠지만 소비자와 내부 불만이 커지면 은행권과 비슷한 정책이 도입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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