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사진=우리금융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사진=우리금융

우리은행이 또다시 횡령 사고에 휩싸였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기업문화혁신 TF'를 출범하는 등 내부통제 강화를 외친 지 약 4달 만이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리은행은 내부 검사에서 지점 직원의 횡령을 적발했다. 전북 지점에서 근무하던 A씨는 가상자산에 투자하기 위해 7만 달러, 한화 약 9000만원 가량을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지난해에도 700억원에 달하는 횡령 사건으로 홍역을 치렀다. 당시 횡령을 저지른 직원 B씨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약 6년에 걸쳐 범행을 저질렀다. 그러면서 직인·OTP 도용·출금 요청 공문 허위 발송 등의 수단을 동원해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계약금을 탈취했다.

당시 이준수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금감원의 검사는 건전성 등 전반적인 것을 보기 때문에 개별 건에 대한 적발은 검사로는 한계가 있다"며 사실상 우리은행의 내부통제 부실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우리은행의 끊임없는 내부통제 논란은 임종룡 체제에 대한 불신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임 회장은 금융위원장 출신으로 취임 이후 우리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투명한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내걸고 상생 금융 등 금융당국의 메시지에 빠르게 화답하며 협조했다. 이러한 선임 과정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속적으로 강조한 '투명'과 '공정'이란 키워드와도 맞닿아 있다.

뒤이어 최근 우리은행장에 오른 조병규 은행장도 임 회장과 뜻을 같이했다. 조 행장은 지난 3일 취임사에서 "강화된 내부통제 시스템과 명확한 프로세스를 구축해 고객이 신뢰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부 우리은행의 과거와 같은 사고가 발생하는 걸 막기 위한 '내부통제'에 방점을 찍은 메시지다.

하지만 1년여 만에 다시 횡령 사건이 발생하면서 재차 우리은행을 둘러싼 내부통제 우려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내부 감사를 통해 적발했다"고 해명했지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여전히 불안하다"라는 여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로 지난 11일 금감원이 양정숙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10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발생한 은행권 횡령 사고 전체 금액은 944억원이다. 이 중 우리은행에서 벌어진 횡령 사고는 728억원 이상으로 전체의 77%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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