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본점 전경. 사진=각 사.
4대 금융지주 본점 전경. 사진=각 사.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최대 실적과 배당 확대가 예상되지만 고질적인 은행주 저평가가 이어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의 사회적 고통 분담이 은행권을 정조준한 상황에서 이들 지분을 손에 쥔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진 것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11일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최대 4조316억원까지 추정된다. 이렇게 되면 1분기를 더해 올해 상반기 4대 금융지주의 합계 순이익 추정치는 9조원대로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덩달아 금융지주의 배당 확대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이미 2분기 분기 배당을 확대했다. 시장에선 이들 금융지주의 2분기 주당 배당금을 △하나(600원) △신한(525원) △KB(510원) △우리(180원) 순서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배당성향은 지난해 4대 금융지주 평균 25.85%를 기록했는데 올해 예상 배당성향 평균은 26.6%로 추산된다.

그렇지만 '은행주 저평가' 분위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2분기에도 리딩뱅크 수성이 예상되는 KB금융은 올해 1월 16일 종가 6만원을 기록했지만 지난 10일 기준 4만67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신한지주는 지난 1월 26일 4만4900원에서 같은 날 3만2700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올해 5만3100원까지 치솟았던 하나금융도 3만7950원까지 추락했다. 우리금융도 1만3480원까지 내달렸지만 1만1390원으로 잠잠해졌다.

외인 매도가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4대 금융지주의 외국인 주주 비중은 61.2%로 과반 이상인데 이들의 투자 심리가 사그라들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7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2조2888억원을 순매수했지만 4대 금융지주 주식은 오히려 9788억원 처분했다. 외국인 투자자 매도에 KRX 은행 지수 시가총액은 79조4832억원까지 하락했다.

금융당국 입김이 외인 투자 심리에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연초부터 꾸준히 은행권의 과도한 이자이익을 지적하며 상여금과 배당 확대에 제동을 걸었는데 이런 움직임이 외국인 투자 이탈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특히 '상생 금융' 목적으로 도입된 '청년도약계좌'가 장기적으로 은행 이익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실제로 은행권은 이 상품 출시 당시 손실을 감수하고도 금융당국 정책에 호응하겠다며 다양한 우대 조건을 내걸었는데 주가에는 악재로 분류된다.

이와 관련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청년도약계좌가 은행에 미치는 손익 영향은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지만 은행의 사회공헌 역할이 계속 요구되고 있다는 점은 은행주 투자심리에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런 '투자 심리'를 제외하고 들여다보면 은행주는 여전히 매력적이란 분석도 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주 투자 시즌을 앞두고 높은 DY(배당수익률)와 DPS(주당배당금) 가시성 등을 고려한 대응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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