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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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카드사에 '삼성페이' 수수료 적용을 추진중이란 소식에 카드업계의 근심은 깊어지고 있다. 각 사별 100억원 이상의 수수료가 발생할 전망이다 보니 가뜩이나 업황도 안좋은데 수수료 부과로 한국시장만 역차별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4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각 카드사들에 오는 8월 10일부로 8년간 이어왔던 삼성페이 수수료 면제 계약이 해지됨을 통보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5년 8월 11일 삼성페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맺은 '삼성페이·앱카드 서비스 운영 협약'은 지난 8년간 여태껏 별다른 변경 없이 매년 연장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카드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삼성페이 서비스 시작 당시 향후 수수료를 부과할 계획이 없다면서 참여를 독려하며 설득해 왔던 것과는 상반된 태도라며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삼성전자가 유력하게 검토 중인 수수료 부과 방안은 삼성페이 수수료를 카드사에 부과하되 카드사별 기여도에 따라 일부 금액을 공동 마케팅 금액으로 지원하는 방안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수료 부과 여부 및 비율은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대카드가 애플에 부담하기로 한 0.1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페이의 하루 평균 결제액이 1800억원이고 연간 약 68조 규모인 것을 고려할 때, 카드사들은 연간 약 1015억의 수수료를 부담하게 된다. 이는 각 카드사별로 연간 100억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 셈이다.

수수료에 부담을 느낀 카드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페이를 서비스 중인 30여 개 국가에서 유독 국내에만 수수료를 받는 건 역차별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기에 더해 결제 건마다 카드사가 생체인증 비용도 부담하고 있는데 수수료까지 적용하는건 카드업계의 부담을 고려하지 않는 처사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 관계자는 "독일을 비롯한 삼성페이를 도입한 중동 일부 국가에서 이미 유료로 운영 중"이라며 국내만 역차별 하는것은 아니라 선을 그엇다. 삼성페이 생체인증 시스템에 대해서도 "카드업계가 보안을 위해 도입한 자체 인증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카드업황이 연일 악화되가는 상황에 전체 국가도 아닌 몇몇 소수 국가에서만 운영중인 수수료 정책을 굳이 국내 서비스에 적용해야 하냐는 불만은 여전하다.

하반기에도 카드업계의 불황이 예견된 만큼 삼성페이 유료화 시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는 연간 약 100억대의 비용 부담이 쉽지 않으리란 전망이 우세다. 그렇다보니 카드사의 수수료 부담이 결국 고스란히 가맹점과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보다 국내에서 사용자 수가 많은 삼성페이의 유료화가 가져올 파급력은 더 크다"며 "수수료를 전부 부담하기에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고민인 상황"이라며 "만약 유료화를 진행하게 된다면 고객과 가맹점에게 최대한 부담이 되도록 노력하겠지만 카드사가 수수료를 전부 부담하기에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간편결제 직접 이용중인 사용자 또한 유료화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가 2147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 간편결제 서비스가 유료화하면 '사용하지 않겠다'는 응답자가 10명 중 약 9명(88.5%)에 달했다.

설문 결과는 간편결제 시스템이 유료화된다면 비용 부담이 고스란히 사용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삼성페이는 삼성의 스마트폰을 한 번 더 거치는 앱카드 서비스인 만큼 삼성전자와 카드사 서로에게 모두 필요한 시스템"이라며 "생체인증 시스템에 대한 비용도 부담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서로에게 부담이 적게 되는 방향으로 수수료 협상이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페이의 유료화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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