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애플 홈페이지
사진=애플 홈페이지

애플페이의 국내 출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글로벌 2위 결제사로서 국내 간편결제시장을 뒤흔드는 ‘게임체인저’가 될지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페이가 이르면 연내에, 늦어도 내년 초에 국내에 상륙할 전망이다. 

2014년 첫선을 보인 애플페이는 현재 세계 73개국이 이용 중인 간편결제 서비스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애플페이의 연간 결제액은 6조 달러 이상으로 비자(VISA)에 이어 글로벌 결제시장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소문만 무성했던 애플페이의 국내 출시는 지난 10월 아이폰 지갑 앱 내 카드등록 약관에 ‘현대카드’가 포함된 것이 유출되며 약관에 명시된 11월 30일 출시가 유력했지만 끝내 무산됐다.

이후 금융당국의 약관 검토 소식에 더해 독점 계약을 맺은 현대카드가 법률검토 완료 후 최대한 빠른시일 내 서비스를 출시할 것으로 전해지며 당장 출시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출시가 임박한 모습이다.

업계는 애플페이가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을 쓰고 있어 경쟁사 대비 범용성 측면에서 뒤처지기 때문에 출시되더라도 빠른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 전망한다.

현재 쿠팡 등 대형 이커머스 기업과 배달의 민족, 코스트코나 편의점 등의 오프라인 가맹점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올 상반기 기준 국내 NFC 단말기 설치 가맹점 비율이 5% 정도에 불과해 갈 길이 멀다는 이유다.

현대카드에서 가맹점에 NFC 단말기를 지원하는 방법이 있지만 현행법상 연 매출 3억원 초과 가맹점에 단말기 보급 비용을 지원하는 경우 불법 행위로 처벌된다는 문제가 있다. 다만 환경 변화에 카드사가 대응하기 위해 호환 단말기를 무상 제공하는 경우는 위법이 아니어서 금융당국의 검토 결과에 따른 단말기 지원 가능성은 열려있다.

삼성페이나 카카오페이 등 경쟁사들의 높은 시장점유율과 교통카드 가능 여부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삼성페이는 지난 2015년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의 미국 모바일 결제시스템 업체 ‘루프페이’를 인수하면서 국내 간편결제시장을 단숨에 장악하며 현재 오프라인에서 점유율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카드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 중 점유율이 높은 '핀테크 간편결제 서비스'의 이용 비중도 올 상반기 66%에 달하는 가운데 국내 간편결제 사용자들을 뺏어올 만한 장점이 현재의 애플페이에는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우선 삼성페이와 카카오페이의 경우 오프라인 결제에서 수수료가 없는데 반해 애플페이는 0.15%의 수수료가 책정됐다. 한동안 높은 환율로 인해 현대카드가 부담하는 비용은 계속 늘어날 것이고 이는 고스란히 고객에게 돌아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교통카드 기능도 교통카드 회사들과 애플이 각각 별도로 직접 계약을 해야 하고 국제 표준 인증, 단말기 업그레이드 등 추가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는 제외된 상태로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 같은 이유로 애플페이를 사용중인 세계 73개국 중 교통카드 가능 나라는 12개국 뿐이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가 도입되더라도 지금의 삼성페이처럼 사용될 수 있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NFC 단말기가 안정적으로 보급되고 현대카드 독점 계약이 끝나 타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관련 상품 출시를 시작하면 판도는 언제든 뒤집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애플과 현대카드 측은 애플페이의 정확한 국내 출시일과 탑재기능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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