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총리로는 12년 만에 방한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8일 국내 경제 6단체장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서는 양국 정상들의 ‘셔틀외교’ 복원에 따라 양국 경제 교류 활성화를 재확인하는 대화가 오갔다.
8일 재계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방한 일정 이틀째인 이날 오전 10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전경련·무역협회·경총·대한상의·중기중앙회·중견기업협회 등 경제 6단체 장들과 한일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주한 일본 대사관이 주최한 이번 만남은 비공개 티타임으로 진행됐다. 논의는 예상보다 길어져 약 50분간 진행됐다.
이날 경제단체장들은 기시다 총리에게 한일 경제협력 강화를 통한 글로벌 공급망 공동 대응, 기술 협력 등을 요청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경제 협력에 대해 서로 각자 역할을 다하자고 말을 나눴다"며 "서플라이 체인(공급망)과 관련해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손경식 경영자총협회 회장은 "12년 만에 정상회담이 개최되고 셔틀 외교가 복원되면서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안보, 경제, 분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이 강화될 수 있도록 경제계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자열 한국무역협회(KITA) 회장은 "경제 안보가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에서 한일 양국은 해외 자원 공동 개발 및 핵심 전략물자 공급망 협력을 통한 공동이익을 추구해야 한다"며 "양국은 지리적 인접성을 활용해 소수 등 에너지 신기술 개발인 생산·공급 협력 혹은 제3국 공동 진출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만남은 '셔틀외교' 복원에 따른 한일 양국 경제 교류 활성화 의지를 재확인하는 자리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소인수 회담과 확대 회담, 공동 기자회견을 잇따라 열고 한국 반도체 제조업체와 일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간 공조 강화를 통해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양국의 경제 교류 활성화는 최근 부진한 수출 시장에 활력을 줄 것으로 재계는 기대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은 전년 동기 대비 수출액이 각각 12.6%, 8.1% 감소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3일 발표한 '한국의 소재·부품·장비 산업 현황과 주요 이슈' 보고서에서도 대일본 소부장 산업 무역수지 적자는 2019년 약 187억 달러(약 25조600억원)에서 약 250억 달러(약 33조5000억원)로 확대됐다.
재계 관계자는 "12년만에 양국이 대화의 물꼴을 텃다"며 "특히나 양국의 사업구조가 비슷하기 때문에 공급망 협력을 비롯해 탄소저감기술, 배터리,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많은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