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차기 총수 입지를 탄탄히 다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국빈 방미 경제사절단에 이재용,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그룹 총수들과 동행했을 뿐 아니라, 최대 난제 중 하나였던 대우조선해양 인수도 공정위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다만, 대우조선해양의 누적된 적자 재무 및 노사문제와 최근 불거지는 항공우주산업 확장은 또한번 넘어야 할 산이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 경제사절단(122명)에 김동환 한화그룹 부회장이 포함됐다. 이 자리엔 5대 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민간 핵심 인사로 동행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등도 함께했다.
김 부회장이 김승연 회장을 대신해 참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말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빈 살만 방한 차담회에서도 김 회장을 대신해 그룹 총수들과 함께 자리했다. 지난해 5월엔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과 조 바이든 대통령 환영 만찬 등에도 김 회장 대신 참석했다. 김 회장이 건재한 상황에서 그룹을 대표하는 중책을 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업계에선 사실상 그룹 총수로서 행보를 걷고 있다는 평가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8월 한화솔루션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올해 3월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한화 전력 부문 대표이사를 맡아 그룹 내 제조와 방산 등 그룹 주력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한화의 육·해·공 방산 산업재편 과정 중 최대 난제였던 대우조선해양 인수도 지난 27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함정 부품을 파는 한화가 군함을 만드는 대우조선해양을 우대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돼 '조건부' 승인이 이뤄졌으나, 사업매각 등의 구조적 조치가 아닌 공정위의 지시 사항만 따르면 된다는 점에서 사실상 마무리 단계다. 지난 2008년 첫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섰다가 미끄러진 지 13년 만이다.
한화그룹은 2030년까지 세계 방산 10위권의 글로벌 종합방산기업이자 '한국형 록히드마틴'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다만 대우조선해양의 누적된 적자 재무는 과제다. 대우조선해양은 2021년 1조7547억원, 2022년 1조613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누적 적자만 3조3683억원에 이른다. 2022년 말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1542.4%다. 지난해(379%)보다 1163.4%포인트 급했다. 한화가 2조원의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하면 400%대로 떨어지긴 하지만 경쟁사인 HD한국조선해양(142.7%)과 삼성중공업(314.9%)보다 높다. 1분기 수주도 올해 목표치인 69억8000만달러의 11.5%(8억달러)에 불과하다.
하청노조 문제도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6월부터 51일간 이어진 하청노조의 파업으로 진수가 중단되는 등 손해가 발생했다며 하청노조 집행부를 상대로 4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공군에 해당하는 항공우주산업 추가 인수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올해 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류광수 전 KAI의 부사장을 영입했다. 최근에도 KAI의 주요 인력들을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 관계자는 "김동관 부회장이 총수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만큼 대우조선해양 합병을 포함해 김 부회장의 리더십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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