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그룹 총수 33명의 주식재산이 3조원 이상 증가한 가운데, 최태원 SK 회장 주식 가치가 가장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소영 관장과의 이혼소송과 SK 실적 하락 전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기업 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그룹 총수 33명의 주식재산은 3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평가액 증가율 1위는 김홍국 하림 회장으로 나타났다. 김 회장은 하림지주, 하림, 팜스코 등 3곳에서 보유한 주식 평가액이 1월 초와 비교해 117% 넘게 뛰었다.
같은 기간 주식재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총수는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으로 나타났다. 3개월 동안 늘어난 김 센터장의 주식재산은 8875억원 이상으로, 5조6000억원대에서 6조5000억원대로 늘었다. 이재용 삼성 회장의 주식 평가액도 5527억원 이상 늘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연구소장은 "지난해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하다 보니 이를 점차 회복하는 수준에서 서서히 오르고 있을 뿐 향후 올해 실물 경제 흐름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주식시장도 다소 요동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태원 SK 회장의 주식재산은 2조4022억원에서 2조2401억원으로 1621억원(6.7%) 감소해 총수 33명 중 가장 낙폭이 가장 컸다. 올해 1월 2일 18만5000원이던 SK의 1주당 주식가치가 3월 31일에 17만2500원으로 하락하면서 최 회장의 주식평가액도 동시에 줄었다.
최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과 진행 중인 이혼소송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1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665억원을 지급하고 위자료 명목으로 1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노 관장은 SK 주식 50%를 요구했지만 재판부는 노 관장이 SK 주식 형성과 유지, 가치 상승 등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초 노 관장이 주장했던 금액이 1조3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법조계에서는 사실상 최 회장이 승기를 잡았다는 평이었다. 하지만 이후 노 관장이 재판 계속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는 점에서 추후 결과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노 관장은 기업·자본시장 전문 변호인단을 새로 구성했다. 지난달 15일 법무법인 리우 김수정 변호사, 법무법인 한누리 서정·송성현·김주연 변호사를 선임했다. 김수정 변호사는 2013년부터 9년간 서울가정법원에서 근무한 가사소년 전문법관 출신이다. 서정 변호사도 판사 출신의 경제법·기업지배구조·기업소송 전문가다. 송 변호사도 자본시장법 전문가로 알려졌다. 노 관장은 최 회장 동거인에 30억 위자료 소송도 낸 상태다. 만약 노 관장의 SK 주식 분할 요구가 받아들여지게 되면 SK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SK 1분기 실적도 부진도 SK 주가 하락을 부추긴 요인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은 SK의 1분기 매출액 31조3191억원, 영업이익 6101억원으로, 전분기 영업손실에서 회복했으나 전년동기 대비 부진한 것으로 추정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 출하 지연 및 일회성 요인에 따른 부진한 실적 때문"이라며 "SK E&S도 성수기에 계통한계가격(SMP) 초강세에도 불구하고, 1~2월 SMP 상한제 적용으로 전년동기 대비 부진할 것"으로 추정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예상 실적을 매출액 17.2조원, 영업이익 1516억원으로 전망하면서 "영업실적은 전분기보다 6833억원 적자에서 회복되지만 시장컨센서스 6298억원에 비해 낮은 수치"라고 전망하면서 "1분기 실적 부진에 대비해야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