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무역이 코로나19에서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러·우 전쟁으로 공급에 차질을 빚는 등 대외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무역보험공사의 무역보험 지원잔액이 16조원에 육박해 대규모 손실 위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2일 국민의힘 구자근의원이 국정감사를 위해 한국무역보험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무역보험공사의 무역보험 지원잔액은 올해 8월 말 기준 15조9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위험국가는 총 7단계의 국가신용등급 중 5·6·7등급에 속하는 국가로 ▲5등급 국가는 방글라데시, 브라질, 터키, 그리스 등 29개 ▲6등급 국가는 우크라이나, 네팔, 캄보디아 등 42개 ▲7등급 국가는 북한, 몽골, 러시아, 시리아 등 86개에 달한다.
제출 자료에 따르면 스리랑카, 파키스탄, 튀니지 및 페루에서는 식품, 에너지 등 생필품 가격급등으로 국민들의 불만이 고조돼 반정부 시위가 증가하는 등 각국의 정치‧사회적 불안정 증대되고 있다.
이집트, 아르헨티나, 파키스탄 등 일부 신흥국들은 비 필수품에 대한 수입제한조치를 시행해 외화유출을 통제하고 있다.
또한 현재까지 스리랑카, 파키스탄, 이집트, 방글라데시 및 라오스 등이 IMF나 World Bank 등 국제기구에 구제금융을 지원받거나 신청한 상황이다.
이같이 대외여건의 악화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위험국가들이 연쇄적으로 채무불이행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며 무역보험공사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떠안고 있는 신세다.
이런 가운데 한국무역보험공사의 보험사고 채권발행도 올 8월말 기준 지난해의 2배에 달하는 3686억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국내 수출기업들이 무역이나 대외거래에 발생하는 위험을 담보하는 역할을 맡고 있으며 보험사고가 발생할 시 수출기업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고 이후 해외 채무자로부터 수출채권을 회수하고 있다.
2019년 1611억원이었던 국외채권 발행은 2020년 2145억원, 2021년 2090억원이었는데 올해 3686억원으로 급증했다.
반면 무역보험공사가 국외채권을 회수한 누적 회수율은 30%에 머물러 무역보험공사의 국외채권 잔액은 현재 1조692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구자근 의원은 “최근 국가간 무역거래의 위험성이 커지고 있어 대한민국 수출기업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무역보험공사의 해외채권 회수율 제고와 고위험국가들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대책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