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에 이어 풍산도 방산부문 물적분할 철회 결정을 내렸다. 

풍산은 4일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 입법 예고 등 최근 물적분할에 대한 입법 절차가 진행되고, 이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주주 권익 제고, 시장과의 지속적 소통을 통해 정부 정책에 호응하며, 분할방식과 관련된 소액주주와 모든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 분할 계획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풍산은 금융위원회가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관련 일반주주 권익 제고 방안’을 발표 한지 불과 이틀 만에 방산사업을 분리하는 물적분할을 발표하면서 주주들의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물적분할이 주주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는 그동안 기업들이 핵심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뒤 분할한 자회사의 상장을 추진하는 사례가 빈번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핵심사업을 보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데, 해당 사업이 분할된 후 상장되는 경우 그 사업에 대해 주주권을 직접적으로 행사할 수 없게 되면서 주주가치가 훼손된다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물적분할 공시가 있는 경우에는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다. 실제로 풍산은 물적분할을 발표한 9월 7일부터 9월 말까지 주가가 약 25% 하락했다. 

물적분할 철회 배경 중 또 다른 배경은 국감이다. 류진 풍산 대표이사가 국감 증인으로 출석할 뻔 했지만 물적분할 철회로 출석 위기를 피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은 "풍산 대표이사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한 것은 정부 정책이 시행되기 전에 풍산이 물적분할을 발표하면서 해당 정책을 피하려는 꼼수를 쓰려고 했기 때문"이라며 "이에 국정감사 증인으로 류진 풍산 대표이사를 신청했으나 이번 물적분할 철회 결정으로 증인신청을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DB하이텍의 물적분할도 무산된 바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팹리스 부문을 모두 운영하고 있는 DB하이텍도 팹리스 부분을 물적분할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현재 진행중인 분사 작업 검토를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은 유상증자와는 달리 대주주가 증자에 참여하지 않고도 지분을 유지하면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자회사에 대한 영향력도 계속해서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주주에게만 유리한 제도라는 지적 또한 이어져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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