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금보험공사가 차기 사장 인선에 나선 가운데 예보 노조가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예보 차기 사장으로는 유재훈 전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에 사무금융노동조합 예금보험공사지부는 금융위원회 앞에서 임명 시도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노조에 따르면 유 후보는 예결원 사장 재직 당시 수십 명에 달하는 직원을 보임 해제 및 강등했으며 부당·보복인사를 행하는 등 인사전횡을 저질렀다.
이로 인해 예탁결제원은 대법원으로부터 근로기준법 및 취업규칙 위반으로 5억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다.
이는 지난 2020년 국정감사에서도 거론된 문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예탁결제원이 5억원을 지급해야 하는데 구상권 청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대과실로 인해 변상해야 한다고 되어있는데 예탁결제원이 중대과실로 안 보는 것인지 조치가 전혀 없다”며 구성권 청구를 지시한 바 있으나 아직까지 청구가 진행되지 않았다.
박 의원은 당시 “경제관료 출신들이 공공기관에 가는 것은 전문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라면서 “막대한 손해를 끼쳐도 경제관료 출신이니까라고 넘어가면 공공기관 개혁이나 금융기관 개혁을 누가 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유 후보는 사장 지난 2013년 11월 취임 이후 2016년 5월까지 영업 일수 중 19%를 해외 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금융노동조합 한국예탁결제원지부 제해문 위원장은 “유재훈 전 사장은 한 달에 한 번 이상 반드시 해외 출장을 다니며 직원들에게는 출장을 자제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 전 사장의 임기 3년은 암흑기였다”며 “자기 말을 듣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본부장, 부장 그리고 팀장까지 수십 명을 수차례에 걸쳐 강등했다”고 토로했다.
유 후보는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한 관료 출신으로 예탁결제원 사장 임명 시절에도 낙하산 인사로 논란이 됐다.
아울러 임기를 마치기 전 아시아 지역 기반 시설 구축을 목적으로 하는 AIIB(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에 회계감사국장으로 부임하며 경영 공백을 야기했다.
예금보험공사지부 김영헌 위원장은 “예금보험공사는 국가 공공기관”이라며 “공공기관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자격 요건을 명확하고 엄중하게 규명하고 있다”며 “자격 미달인 사람이 있어서 안 될 자리에 오르지 못하게 해달라”고 강조했다.
유 후보는 AIIB 회계감사국장을 역임한 뒤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에 참여해 금융 정책 관련 조언을 맡은 바 있다.
한편 예금보험공사는 이날 사장추천위원회를 열고 후보자 면접 및 추천 절차를 시작으로 감사, 상임이사 등 임원 인사를 치를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