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가 힌남노 태풍에 대해 철저한 사전대비를 했다며 강조하고 나섰다.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포스코가 사전대비를 소홀히 했다는 논란에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있는 셈이다.
20일 포스코는 "포항시 전체에 역대급 피해를 입혔던 힌남노 태풍으로 인해 포항제철소 옆으로 흐르는 냉천이 범람하여 제철소 전체가 침수 및 정전피해를 입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으나, 철저한 사전 대비로 인명피해가 없었으며 현재 완제품 생산을 위한 압연라인 복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이번 힌남노가 유례없던 초강력 태풍이라는 예보에 기존에 구축하고 있던 자연재해 대비 매뉴얼보다 훨씬 더 강력한 방재대책을 수립해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가 태풍 상륙 1주일 전부터 자연재난 비상대책반을 가동하여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상세히 점검하고, 태풍 당일에는 모든 공장 관리자가 철야로 근무하며 현장에서 철저한 대응 태세를 갖췄다고 했다. 특히 제철소 침수 및 정전 발생 시 대형 화재, 폭발 등으로 인해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치명적인 2차 사고 예방을 위해 포항제철소 가동 이래 처음으로 ‘전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뒀다고도 강조했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생산관제섹션 박찬형 리더의 인용문도 공개했다. 박 리더는 “태풍에 대비한 제철소 가동 중단이라는 특단의 대책으로 만에 하나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을 대형 설비 사고와 인명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였다”며, “예상치 못했던 냉천 범람 수해로 제철소 대부분이 침수된 상황에서도 제철소 내 수만 대의 모터의 합선으로 인한 손상을 막을 수 있었으며, 고로도 조기 정상가동할 수 있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포스코는 또 포항제철소는 전 공장의 가동을 멈추며 사전에 전원을 차단하는 조치도 취했다고 밝혔다. 포항제철소 전기설비 최고 권위자인 정규점 포스코 명장(2020년 선정)은 “제철소에는 모터, 변압기, 차단기 케이블 등 수만 대의 전력기기가 있는데 만약 가동 중에 침수 피해가 발생할 경우 합선, 누전 등으로 설비가 소손되어 전기설비의 생명이 다했을 것”이라며 “가동을 미리 멈춘 덕분에 전기적 사고가 거의 없어 세척 및 건조 등의 복구작업을 통해 빠른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고 했다.
포스코는 고로 휴풍 돌입에 따른 대비책도 사전에 마련했다고 밝혔다.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고로는 장시간 가동을 정지할 경우 고로 안에 담긴 쇳물이 굳는 ‘냉입(冷入)’이 발생할 수 있다. 냉입이 발생하면 설비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뿐만 아니라 복구에도 오랜 시일이 소요될 수 있어, 포스코는 50년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전 대비책을 마련했다는 얘기다.
2제선공장 손기완 공장장은 “고로를 휴풍하기 전 고로 내부의 고열 상태를 장시간 유지하기 위해 고로 내부 온도를 유지하는 열원(熱源)인 코크스 장입량은 늘리고, 철광석 양은 줄이는 작업을 진행해, 장시간 휴풍에도 쇳물이 굳지 않게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특히 압연라인은 가동 중 침수 피해를 당했다면, 압연 롤 손상, 가열로 폭발, 가열로 내화물 손상, 판재 끼임 현상 등으로 장기간 조업 재개가 불가능해질 수 있었고, 3후판공장 가열로는 노내 온도가 약 1,300℃로, 만약 침수로 설비에 물이 들어가면 폭발의 위험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직원들이 사전에 가열로 온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조업을 중단하고 설비의 모든 전력을 차단했으며, 냉각수를 최대로 순환시켜 내부 온도를 미리 떨어뜨렸다. 3후판 장명훈 공장장은 “태풍으로 인해 돌발 정전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전제하에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했다”며 “직원들의 발 빠른 노력으로 가열로의 내화물 및 설비를 보호할 수 있었고, 원활하게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전대비를 철저히 했다는 포스코의 이런 반박은 최근 정치권에서 일고 있는 포스코에 대한 비판론 때문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9일 국회에서 "태풍 예고가 있던 측면에서 기업도 사전준비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진 만큼 더 강하게 준비해야 했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은 "포스코가 지난해 영업실적이 좋다고 자랑했고, 내부에서도 200억~300억원 들여서 재해대책을 해야 한다는 보고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힌남노가 올지 모르고 (대비를 안했다)"라며 "경영진이 이런 예측을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다"고 했다.
한편, 포스코는 지난 16일 "태풍 피해를 현재 시점에서 추산할 때 매출 감소 규모는 2조4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현재 포항제철소 압연라인 배수 작업은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전원 공급은 약 70% 수준까지 진행됐다.
철저한 사전대비와 헌신적인 복구 노력, 사회 각계각층의 지원 덕분에 12일부터 철강 반제품 생산을 시작했으며, 15일부터 3전기강판공장을, 17일에는 2전기강판공장 일부도 가동을 시작했다. 포스코 측은 대부분의 제품라인을 연말까지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고, 정부도 이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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