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과 통신사가 알뜰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손을 잡는 사례가 늘고 있다.

통신사 입장에선 점유율을 뺏길 수 있어 탐탁지 않지만, MZ세대 공략이라는 공통 목표가 생기면서 연합전선을 맺고 있다.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온 곳은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약 2년 전 이동통신 서비스 ‘리브엠’을 출시하며 알뜰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진입 초기 알뜰폰에 대한 인식 때문에 가입자 확보가 힘들었지만, 현재는 31만5000명이 이용하는 대표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성공 요인은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들이 알뜰폰 요금제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상품과 연계할 경우 할인 폭도 커져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이동통신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2021년 고객만족도 조사 결과 알뜰폰이 63%로 기존 통신사를 제치고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국민은행은 여기에 한발 앞서 제휴 통신망을 늘렸다. 기존 LGU+ 외 KT 통신망도 추가 함으로써 고객 선택권을 강화한 것이다.

아울러 OTT(왓챠, 시즌), 게임(게임박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패키지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MZ세대 입맛을 저격했다.

국민은행의 독주를 막기 위해 토스 역시 알뜰폰 시장에 직접 뛰어들었다. 알뜰폰 사업자인 머천드코리아 지분 100%를 인수한 것인데, 토스는 앱상에서 요금제 탐색부터 개통까지 가입 전 과정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토스 앱의 월간 이용자 수는 약 1400만명으로 알려졌다. 이를 활용할 경우 국민은행과 비슷한 성장세를 이룰 것이란 전망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기존 통신사와 동맹을 더욱 끈끈하게 다지는 모습이다.

신한은행은 KT와 지난 1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다. 협약을 계기로 이달 초 KT망을 이용 중인 알뜰폰 사업자와 함께 관련 요금제를 출시했다.

요금제는 1만원부터 3만원까지 다양하게 준비했으며 특히 요금제에 따라 지니뮤직, 시즌 등 음원스트리밍과 온라인동영상 서비스를 기본 혜택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하나은행 역시 SKT와 혈맹 관계를 돈독히 다졌다. 하나금융과 SK그룹이 약 4300억원의 지분을 맞교환한 것이다.

이에 SKT는 하나금융 지분 3.1%를 보유하고 하나금융 계열사인 하나카드는 SKT 지분과 SK스퀘어 지분을 매입했다.

두 회사는 금융, 통신 데이터 결합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 고객 특화 상품 및 서비스 융합, 상호 인프라 공동 활용 등을 알렸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빠르게 이뤄질 사업은 알뜰폰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앞서 하나은행은 SKT 자회사인 SK세븐모바일을 통해 알뜰폰 요금제를 운용 중이다. 국민은행과 비슷한 시기 출시했지만, 아직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 역시 SKT와 지분 교환을 계기로 알뜰폰 가입 고객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과 통신사의 연합으로 알뜰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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