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일상에서 많은 불편함을 준 코로나19는 청각 장애가 있는 신한은행 김신한(가명) 수석에게 더 큰 시련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보청기와 함께 고객의 입모양을 자세히 살피며 상담을 진행해 왔는데, 마스크 착용과 비말 가림막 설치로 원활한 상담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김 수석은 고민 끝에 고객에게 보여드릴 메시지를 작성했다.
“고객님~ 제가 청각 장애가 있습니다. 죄송하지만 큰 목소리로 원하시는 업무를 말씀해주시면, 제가 더 빨리 이해할 수 있습니다. 불편을 끼쳐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메시지를 본 대부분 고객은 기꺼이 큰 목소리로 원하는 업무를 말했고, 어떤 고객은 매우 감사하게도 종이에 글자를 써가며 업무를 요청했다.
신한은행 직원의 행동은 곧 영업방식까지 바꿨다.
신한은행은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 청각 장애인과 고령자 금융 편의를 높이기 위해 ‘글로 보는 상담서비스’를 시행한다.
신한은행은 2019년부터 수화 상담 시스템, 장애인 고객 전담창구, 장애인 전용 주차 구역이 갖춰진 13개 영업점을 ‘장애인 친화 영업점’으로 지정하고 신한 쏠(SOL)을 통해 장애인 고객 상담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장애인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확대해왔다.
특히 청각 장애의 어려움 속에서도 메시지를 통해 고객 칭찬과 응원을 받은 직원의 미담은 청각 장애인과 청력이 약한 고령자를 위한 금융 서비스인 ‘글로 보는 상담 서비스’ 개발로 이어졌다.
글로 보는 상담 서비스는 영업점을 방문한 청각 장애인과 고령자에게 직원과의 상담내용을 전용 태블릿을 통해 실시간 자막으로 전환, 원활한 상담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글로 보는 상담 서비스에 활용되는 전용 태블릿은 실시간 음성을 텍스트로 전환해주는 인공지능 기술인 STT(Speech To Text)기능이 탑재됐다. 필담 기능 추가로 양방향 의사소통도 가능해 원활한 상담을 지원한다.
신한은행은 글로 보는 상담 서비스를 청각장애인과 고령자 방문 빈도수가 높은 서울과 인천에 위치한 15개 시·구청 영업점에 20일부터 시범 배치하고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융에는 사각지대가 없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장애로 인한 고객과 직원의 불편함을 극복하고자 이번 서비스를 준비했다”며 “앞으로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금융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포용 금융 문화를 실천하고자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한은행은 장애인의 안정된 일자리 창출과 작업환경을 지원하는 (사)전국장애인표준사업장연합회와 소속 회원사 임직원에게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 했다.
(사)전국장애인표준사업장연합회는 전국 566개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직업활동이 어려운 중증 장애인의 안정된 일자리 창출과 장애인 중심의 작업환경 기준을 제시하는 ‘장애인 표준 사업장설립지원제도’ 인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회원사 소속 임직원들에게 ▲급여이체 시 금융수수료 우대 서비스 제공 ▲예적금 금리우대 ▲개인 신용대출 우대 프로그램 제공 ▲임직원복지카드 제공 등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신한은행은 청각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과 착한소비문화 확산을 위한 사회공헌사업인 ‘카페스윗’을 이어가고 있다.
2020년부터 시작한 ‘카페스윗’은 청각 장애인의 전문 직업 교육과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청각 장애인 일자리 카페로, 신한은행의 ▲카페 운영 공간 무상 제공 ▲매월 커피 원두 기부 ▲임직원의 착한 소비 운동 등으로 발생한 수익금을 재투자해 바리스타 교육과 일자리 창출을 지속하는 선순환 구조의 사회공헌사업이다.
신한은행은 10명의 청각 장애인이 일하고 있는 본점과 백년관의 ‘카페스윗’을 서울대입구, 정릉, 명동에도 연내 확대해 약 20명의 청각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