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대 사기인 옵티머스 펀드 관계자 항소심이 최종변론을 앞두고 책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여전히 지휘자가 누구인지 폭탄 떠넘기기를 하는 모양새다.

9일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를 받는 김재현 외 4인에 대한 항소심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동열, 송상희 이사에 대한 변론이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특히 STX건설 근무 도중 트러스트홀에 입사해 이동열 이사의 수행비서 등을 맡은 A씨가 증인으로 참석했다.

증인은 트러스트홀 근무 당시 경영팀 소속으로 전산관리, 신규사업장 현장업무, 매장 운영관리 및 장거리 이동 시 이동열의 운전기사 역할까지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펀드 자금 흐름을 위해 글램핑장, 유람선 선착장 등의 사업장을 매각할 당시 이를 위한 IM자료 작성을 담당했다.

증인은 “근무할 당시 김재현은 ‘대표’, 이동열은 ‘이사’라는 호칭을 사용해 옵티머스가 상부라고 생각했다”며 “실제로 옵티머스 건물 방문 시에는 미리 보고 및 허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를 처음 본 것은 N타워 인테리어 현장에서 견적서 금액과 실제 납품액이 너무 달라 이와 관련한 보고서를 전달하기 위해서”라며 “다른 때는 모두 상부를 거쳐 보고가 들어갔다”고 김 대표가 가장 상부였다고 주장했다.

증인은 IM서류 작성과 관련해서는 “각 사업장에서 자료를 받아 취합하는 역할을 담당했다”며 “작성 당시에는 해당 서류가 무엇을 위한 것인지 몰랐고 그저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송상희측 변호인의 “옵티머스 펀드 관련된 자료를 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해당 자료 작성 당시 ‘옵티머스SMART전문투자형사모펀드투자신탁’ 양식에 맞춰 다시 작성하라는 지시를 받아 그때 처음 봤다”며 “내용은 없었고 양식만 있었다”고 답했다.

또한 “장거리 운전 대행 등 대화를 나누거나 이동열의 통화 내용을 들을 일이 많았는데 펀드 관련된 내용은 단 한번도 없었다”고 진술했다.

한편 송상희 측 변호인은 “1심에서 심리가 부족해 사건이 소상히 규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송 이사는 매출 채권 설정 및 운용에 대한 실무를 총괄했으며 이로 인해 간접적으로 범죄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변호인 측은 “피고인은 이전 공판에서 기소되지 않았으며 펀드 등록 업무를 맡았으나 이는 실무자로서 지시를 받아 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당시 LH채권 등록에 대해서는 “정현제가 예탁결제원으로부터 등록 허가를 받고 피고인에 이를 지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사모사채 구입을 위한 서류 작성자가 송상희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김재현이 관계자에게 보낸 메일과 워드파일 내용을 고려할 때 작성자는 김재현이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위조된 양수도 계약서 역시 김재현이 거의 완성된 파일을 송상희에게 넘겨 마무리 작업을 시키는 것으로 죄를 덮어씌웠다는 주장이다.

한편 오는 23일로 예정된 항소심 최종변론은 김재현측 변호인의 요구로 1주 뒤인 30일로 미뤄졌다.

재판부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사건 개요를 통해 관계자의 가담 정도를 판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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