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의 자금 공급이 끊기고 있다. 시중은행에 이어 인터넷전문은행까지 대출 영업을 중단하면서 사태가 더욱 악화하는 분위기다.

카카오뱅크는 8일부터 고신용 신용대출, 직장인 사잇돌대출, 일반 전월세보증금 대출의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

중단 시기는 12월 31일까지로 사실상 올해 대출 문을 닫은 셈이다.

단 카카오뱅크는 서민들의 자금 사정을 고려해 청년전월세보증금 대출 상품은 일일 신규 신청 건수를 제한하고 중신용대출, 중신용플러스대출 등 중저신용 고객을 위한 대출 상품과 개인사업자 대출은 동일하게 유지한다.

이제 막 문을 연 토스뱅크는 4일 만에 대출 여력이 절반으로 줄었다. 금융당국은 토스뱅크에 연말까지 5000억원 규모의 대출한도를 제시한 상황이다.

그러나 시중은행에서 대출 축소에 나서자 고객들이 몰리면서 영업 4일 만에 한도의 40%까지 대출이 실행됐다. 지금과 같은 추세면 다음 주 대출한도가 모두 바닥날 것이란 전망이다.

시중은행 중 상대적으로 여유롭던 신한은행도 대출 축소에 나섰다.

우선 10월부터 대출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을 5000억원으로 제한한다. 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은 총액 한도가 없었지만, 가계대출 관리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다.

모집인 한도가 소진될 경우 영업점에서는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미 은행권에선 농협은행을 시작으로 주요 은행이 대출 영업을 축소하거나 영업을 중단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달부터 전세대출, 아파트담보대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월별·지점별로 5억원으로 제한했다.

국민은행도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영업점별 한도를 운영 중이다.

하나은행은 대환대출을 중단했다. 하나원규 신용대출, 하나원큐 아파트론의 대출 갈아타기 신청을 받지 않는다.

이처럼 은행 대출 영업이 막히자 2금융권을 찾는 서민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2금융권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수협은 지난 1일부터 신규 전세자금대출, 주택담보대출, 중도금집단대출이 막혔다. 비조합원뿐만 아니라 조합원까지 대출을 중단해 가계대출 규제에 동참 중이다.

신협은 가계대출을 운영하되 한도를 대폭 낮췄다. 카드사 역시 한도 축소와 함께 카드론 규모 줄이기에 나서 서민들이 쉽게 돈을 빌리기 쉽지 않은 분위기다.

한편 일각에선 금융당국의 일방적인 대출 규제로 인해 서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대출 수요가 늘어나는데 ‘가계대출 증가율 6%’로 맞추면 실제 투기수요를 잡는 것보다 서민들의 주거 안정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6일 국정감사에서 유동수 국회의원은 고승범 금융위원장에게 “가계대출 증가율 6%대를 맞추기 위해 전세대출과 집단대출 모두 막아야 달성 가능하냐”고 질타했다.

이에 고승범 위원장은 “투기수요를 막고 실수요자도 보호해야 하지만 현재 대출 증가세는 대부분에 실수요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하지만 그렇게 노력하지 않으면 정부 목표치에 달성할 수 없다”고 답해 고강도 대출 규제는 연말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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