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자동차 인수전에서 SM그룹과 케이팝모터스가 본입찰 마감 직전 돌연 불참을 선언했다. 인수 유력 후보로 꼽혀왔던 재계 30위의 SM그룹이 빠지면서 쌍용차 인수전이 김빠진 모양새가 됐다.
15일 IB업계에 따르면 오후 3시까지 쌍용차 본입찰 마감이 진행된 가운데 SM그룹과 케이팝모터스가 불참했다.
대부분의 인수 참여자가 스타트업이나 사모펀드,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운 업체들이어서 SM그룹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기업 규모나 명성, 자금력 등이 가장 풍부하다는 이유에서다.
SM그룹은 올해 기준 자산규모 10조4500억원으로 재계 38위의 기업집단이다. SM그룹은 M&A로 성장해 온 그룹이다. SM그룹은 매물로 싸게 나온 업체를 저렴하게 인수해 정상화시키는 작업을 반복하면서 대기업 집단으로 성장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SM상선, 남선알미늄 등 적극적인 인수 작업에 나서며 영역을 확장해왔다. 보유한 현금만 1조원에 달해 9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쌍용차 인수금액에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 45일간 실사결과 쌍용차가 글로벌 자동차산업 트랜드인 친환경 자동차업체로 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이에 따른 투입비용도 부담을 느끼고 심사숙고 끝에 본입찰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SM그룹이 쌍용차 인수를 중도포기할 가능성도 점쳐진 바 있다. SM그룹은 지난 2016년 당시 SPP조선을 인수하겠다고 나섰고 인수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했지만 정밀실사 결과 우발채무가 400억원이 넘는 등 추가 위험 요인이 발견됐다며 인수의사를 철회한 바 있다.
쌍용차는 평택공장을 매각해 전기차 공장을 세우고 친환경차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전기차 개발은 물론 신차까지 내놓아야 한다. SM그룹 입장에서 쌍용차를 인수할 경우 인수자금인 9000억원 보다도 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요소로 지적돼왔다.
이 날 케이팝모터스 역시 쌍용자동차 인수를 포기했다. 케이팝모터스는 "컨소시엄에 참여한 케이에스프로젝트 파트너들과 숙고해 집중회의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덧붙였다. 케이팝모터스는 아랍계 사모펀드 두바이헤리티지홀딩스와 함께 쌍용차 인수를 추진해왔다.
쌍용차 인수 도전 이후 불거진 황요섭 케이팝 모터스 대표에 대한 부정적 보도가 인수 포기의 이유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SM그룹과 케이팝모터스의 본입찰 불참으로 국내 대형 사모펀드인 KCGI·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와 손잡은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가장 높아졌다.
에디슨모터스는 이미 개인투자자 등으로부터 2700억원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다 쎄미시스코의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추가로 약 2500억원을 마련하고, FI에서 4000억원가량을 투자받아 인수자금을 마련할 방침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최근 자금 동원 능력뿐만 아니라 전기차 전환, 사업 시너지 등도 강조하며 쌍용차 인수 적격 후보임을 내세우고 있다. 전기버스 제조 노하우 등을 이용해 쌍용차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판매량을 늘릴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15일 마감된 본 입찰에 국내.외 3곳의 투자자가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인수제안서를 제출한 기업은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EL B&T 컨소시엄', 'INDI EV, INC' 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