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그룹의 e커머스 기업인 SSG닷컴이 증시 입성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이 이번주 주관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PT) 심사를 진행하고 이르면 내달 초 주관사를 확정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주요 증권사에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했으며, 이번 주 중 주관사 선정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한다. 내부적으로 이듬해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벌써부터 대어급인 SSG닷컴 상장주관사 선정 경쟁이 치열한 상태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이 참여를 결정하면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SSG닷컴은 주관사 선정을 마무리한 뒤 본격적으로 상장 전략을 짤 전망이다. SSG닷컴의 상장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이르면 2022년 상반기에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SSG닷컴 관계자는 “8월 중순 주요 증권사에 입찰제안 요청서를 발송하고 상장 주관사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SSG닷컴은 지난 2018년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블루런벤처스로부터 총 1조 원의 투자금을 유치할 당시 5년 이내 상장 추진 등의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 판단하는 SSG닷컴의 상장 후 기업가치는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SG닷컴이 상장 일정을 애초보다 1년 앞당긴 것은 투자 자금 확보 및 경쟁사를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되고 있다.
국내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물류 인프라와 정보기술 분야에 집중투자해 이머커스 시장에서 몸집을 불리겠다는 계획이다.
SSG닷컴이 IPO에 성공할 경우 신세계그룹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따른 자금조달 및 투자여력이 생기게 된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이베이코리아와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인수 등에 4조원을 투자했다.
올 초 쿠팡을 시작으로 이커머스업체들의 상장 추진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새벽배송 시장 경쟁업체인 마켓컬리도 최근 미국증시 상장 대신 국내 상장으로 선회하고 주관사 선정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국내 새벽배송 경쟁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상장에 먼저 성공하는 업체가 사업을 위한 자금 조달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마트 자회사인 SSG닷컴은 2023년까지 그로서리부문(식료품)을 2배, 라이프스타일부문을 3배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또한 내년 하반기부터는 150만 취급상품수를 대상으로 풀필먼트(물류 일괄대행)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SSG닷컴이 유통업체에서 플랫폼 사업자로의 진화를 꾀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SSG닷컴은 상장 주관사 선정 이후 IPO 추진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새벽배송 업체들이 서둘러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고 말했다.
한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대표로부터 이베이코리아 인수 계획을 보고 받는 등 인수전을 직접 챙긴데 이어 SSG닷컴 상장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은 2011년 신세계와 이마트를 분할한 이후 2016년부터 정용진 부회장이 이마트 부문을, 정유경 총괄사장이 신세계 부문을 맡는 남매 분리 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이명희 회장은 자녀들의 경업수업 초반부터 정용진 부회장에게 이마트와 스타필드를, 정유경 총괄사장에게 백화점과 면세점 사업을 맡겼지만 여전히 ‘은둔형 경영자’로 활동 중이다. 이명희 회장은 SSG닷컴 별도법인 설립 과정에서도 직접 사안을 챙겼다는 후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