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내 우리금융지주에 투입한 공적자금을 추가로 매각한다. 예금보험공사 보유지분(15.13%) 가운데 10%를 매각해 사실상 완전 민영화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9일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매각을 공고했다. 지난 8월 23일 열린 공자위 회의에서 '2021년도 하반기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세부 매각 방안'을 심의·의결한데 따른 것이다.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잠재적 투자수요가 있다는 매각주관사의 의견에 따라 공자위는 희망수량경쟁입찰을 추진하기로 했다.

매각 방식은 장기투자자 확보가 가능하고 매각수량 가격 등에 있어 블록세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는 희망수량 경쟁입찰을 우선 추진한다. 다만 투자의향서 접수나 본입찰에서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은 경우, 공자위에서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한 경우 블록세일로 전환될 수 있다. 희망수량경쟁입찰은 블록세일에 비해 장기투자자 유치가 가능하고 대량의 지분을 매각함에도 주가하락이 발생할 우려가 낮다는 장점이 있다.

매각물량은 총 10% 지분이며, 최소입찰물량은 1%다. 금융지주회사법상 비금융주력자는 기 보유분 포함 4% 초과시 금융위 승인이 필요하고 10% 초과 보유는 불가하다. 비금융주력자가 아닌 경우 기 보유분 포함 10% 초과시 금융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원칙적으로 낙찰자는 예정가격 이상으로 입찰가격을 제출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입찰가격 순으로 결정하며, 비가격적인 요소도 일부 반영된다. 예정가격은 입찰마감 직전에 공자위에서 결정할 예정으로 주가수준과 기업가치, 공적자금 회수 규모 등이 반영된다.

이번 매각을 통해 4% 이상의 지분을 신규로 취득하는 투자자들은 사외이사 1인 추천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낙찰자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는 매각종결 후 임시주총을 열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선임할 예정이다.

매각 공고에 따라 10월 8일 오후 5시까지 투자의향서(LOI)와 관련 부속서류를 전자우편으로 접수해야 한다. 이후 실사, 본입찰, 낙찰자 결정,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통해 딜 클로징 될 예정이다.

정부는 그동안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블록세일, 경쟁입찰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매각해왔다. 이를 통해 공적자금 89.6%를 회수하고, 2016년에는 MOU를 해지하면서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자율성을 확대했다. 2016년 12월에는 예보가 지분 29.7%를 과점주주들에게 매각하면서 민영화가 진전됐다. 과점주주들의 보유지분이 예보의 잔여지분을 상회하고 과점주주들은 이사선임을 통해 우리금융지주 경영에 참여함으로써 민간주주들이 경영을 주도하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예보가 우리금융지주의 최대주주로 남아 있고 잔여지분 매각시기가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하면서 공자위는 지난 2019년 6월 '우리금융지주 매각 로드맵'을 마련했다.

이후 코로나19 발생 등 매각 여건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도 지난 4월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17.25%) 가운데 2%(1445만주, 1493억원)를 블록세일을 통해 매각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블록세일 매각제한기간 3개월이 종료됨에 따라 시장수요 확인 등을 거쳐 경쟁입찰 방식으로 예보 보유지분 최대 10%를 매각하기로 했다"며 "이번 매각 규모에 따라 예보의 최대주주 지위와 비상임이사 추천권이 상실돼 사실상 완전한 민영화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