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무역항인 부산항 감만·신감만 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최대 무역항인 부산항 감만·신감만 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양국이 세부 내용을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를 14일 최종 확정하면서 자동차·조선·반도체 업계는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14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정부는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무역 협상의 구체 내용을 발표했다.

공동 설명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 적용해 온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했다.

팩트시트에는 조선·에너지·반도체·의약품·핵심 광물·AI·양자컴퓨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를 환영한다는 양국 정상의 공동 입장도 담겼다. 이 가운데 미국이 승인한 한국의 조선 분야 1500억달러 규모 투자(승인 투자)가 포함돼 있어 조선업계는 공급망·투자 환경의 가시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에 대한 향후 232조 관세와 관련해 한국이 제3국보다 불리한 조건을 적용받지 않도록 하는 보호 조항도 명시됐다. 미국이 판단하는 한국의 반도체 교역 규모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미래 협정에서 제공될 조건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보장하는 내용이다.

자동차업계도 관세 부담 완화가 대미 전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도 관세 영향 최소화를 위한 다각적 방안을 추진하고, 품질·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기술 혁신을 통해 내실을 다져 나가겠다"며 "시장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대응과 기술 경쟁력 강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업계에서는 공급망 협력 확대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합의 확정을 환영한다"며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투자 확대와 미국 필리조선소 역량 강화 등을 바탕으로 한미 조선·안보 협력에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HD현대 관계자도 "팩트시트 확정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글로벌 1위 조선사로서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 추진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합의가 자동차·조선·반도체 등 제조업 전반에 대한 정책·관세 불확실성을 줄이고, 향후 대미 공급망 전략과 투자 계획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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