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키움증권
사진=키움증권

키움증권이 발행어음 인가 문턱을 넘었다. 엄주성 대표의 IB 강화 의지 아래 수익 구조 다변화에 성공하면서 발행어음 이후 도약 행보가 주목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정례회의에서 키움증권의 발행어음 인가안을 의결했다. 이후 금융위 정례회의를 통과하면 사업을 개시할 수 있다. 발행어음 신청에 나선 5개 증권사 중 첫 번째 통과라는 점에서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이번 인가가 최종 확정되면 키움증권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다섯 번째 발행어음 사업자가 된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IB만이 발행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으로,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신용공여가 가능하다. 현재 키움증권의 자기자본은 3분기 말 기준 6조원을 넘어선다. 인가를 받게 되면 최대 12조원 규모의 신용공여 한도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이를 통해 기업대출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IB 중심의 운용사업을 확대하고,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등 신사업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올해 실적은 성장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키움증권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순익은 32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매출액도 모두 증가했다.

순수수료수익은 7795억원에서 9436억원으로 늘면서 역량을 입증했다. 특히 증시 회복에 따라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6213억원으로 18% 이상 증가했다. 

IB 부문이 특히 주목된다. IB 관련 수수료가 전년 대비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영업력이 강화된 모습이다. 인수주선 수수료가 314억원, 채무보증 수수료가 568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5%, 53% 늘었다. 키움증권은 시장 침체기에도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에 일찍이 발을 들인 만큼 순조롭게 수익을 쌓아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리그테이블에서도 존재감이 뚜렷하다. 3분기 말 기준 키움증권은 채권 발행시장(DCM) 5위, 주식발행시장(ECM) 6위를 기록했다. 올해 DCM 부문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 GS파워, LS엠트론 등의 회사채를 주관하고, 우리금융캐피탈·현대커머셜 등 여전채 시장에서도 실적을 쌓았다. ECM 부문에서는 LS마린솔루션 유상증자와 도우인시스 IPO를 완수했고 3분기엔 포스코퓨처엠의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대표주관했다.

'브로커리지 편중' 우려 속에서도 사업구조 다각화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엄주성 대표가 취임 이후 줄곧 추진해 온 IB 강화 전략이 성과를 내면서 수익 기반이 탄탄해지고 있다. 실제로 키움증권은 브로커리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기업대출, 메자닌 투자, 구조화금융 등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발행어음 인가가 확정되면 이 같은 전략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현재 발행어음 사업을 위한 준비를 모두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저금리 조달이 가능한 발행어음 자금은 IB 자산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수익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 업계는 키움증권의 IB 성장세를 고려하면 발행어음 진출 후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은 온라인 기반의 개인투자자 플랫폼에서 압도적인 위치에 있지만 기업금융은 약하다는 평가를 항상 받아왔다"면서도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업계가 예상한 것 이상으로 IB 커버리지가 탄탄해지고 있다"며 "발행어음 인가로 입지가 완전히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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