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 사진=연합뉴스

4대 금융지주가 올해 3분기까지 15조원을 넘는 역대 최대 이익을 기록했지만 부실 대출은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3분기 말 요주의여신(연체 1~3개월)은 18조3490억원으로 2019년 1분기 이후 최대치를 새로 썼다. 고정이하여신(NPL·연체 3개월 이상)도 9조2682억원에 달해 1년 전보다 18% 늘었다.

부실 감당 능력을 보여주는 NPL커버리지비율은 123.1%까지 떨어져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년 새 18.5%p 급락한 수치로 나타났다.

4대 금융지주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5조6296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2019년 이후 3분기 누적 기준 최대 규모다. 4대 은행은 같은 기간 4조6461억원어치 부실채권을 상각·매각했다. 이 역시 2018년 이후 가장 많은 기록이다.

이 같은 호실적에도 건전성 지표가 나빠진 것은 장기 저성장과 고금리 환경이 자영업자·중소기업 등 취약차주를 한계 상황으로 내몰았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 회복도 일부 대기업과 수출기업에 집중되면서 양극화가 심화했다는 분석이다.

집값 관리를 위한 금리 인하 지연으로 시장금리 하락 속도가 더딘 점도 채무자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미국 관세 정책에 따른 무역 갈등과 환율 변동성도 변수다.

업계는 증시 활황과 소비 쿠폰 등 부양책이 효과를 내면 건전성이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보면서도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약 2%)을 밑도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자산 건전성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금융지주들은 고금리 고객 대상 금리 감면과 취약차주 채무조정 등 선제 대응에 나서면서 추가 충당금 적립과 적극적 부실채권 처리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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