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텔레콤 대표. 사진=SKT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사진=SKT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을 중심축으로 삼아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내며 신성장동력 확보에 본격 착수했다. 향후 5년간 5조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연 매출 5조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한 구심점으로 전사 AI 역량을 통합한 사내회사 'AI CIC(Company in Company)'를 출범시켰다.

지난 25일 SK텔레콤은 유영상 대표 주관으로 타운홀 미팅을 열고 AI CIC 출범과 함께 향후 AI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이번 조직 개편은 법인 분할이 아닌 내부 조직 개편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기존 흩어져 있던 △에이닷 △에이닷 비즈 △AI 데이터센터 사업 △글로벌 제휴투자 △AI 연구개발(R&D) △메시징·인증 사업 등 AI 관련 기능을 하나로 모았다. CIC 대표는 유영상 대표가 겸임하고, 세부 조직 개편은 오는 10월 말 완료된다.

회사는 AI CIC를 전사 AI 사업의 실행과 조율을 맡는 핵심 축으로 삼는다. 기업·소비자간거래(B2C)·기업간거래(B2B) 사업부터 기술 개발, 인프라 확장까지 아우르는 전략을 본격 추진하며, 기술 내재화와 수익성 강화를 동시에 도모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먼저 B2C 영역에서는 누적 가입자 1000만명을 확보한 AI 에이전트 '에이닷'의 일부 기능을 유료화하며 수익화에 본격 착수했다. B2B 부문에서는 에이닷 비즈 등 에이전틱 AI 설루션을 통해 제조업 중심의 생산성 향상 경험을 축적하고 산업별 레퍼런스를 확보하며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수익화 전략과 더불어 자체 AI 기술 고도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AI 빅테크와의 협업 효과를 극대화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술 내재화와 자립 기반을 다져 미래 성장동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GPT-5, 제미나이, 퍼플렉시티 등 AI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동시에, 한국어 처리와 멀티모달 기능에 최적화된 독자 모델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AI 인프라 확장도 본격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아마존웹서비스(AWS)·울산시와 함께 AI 전용 데이터센터 'SK AI데이터센터 울산'을 건설 중이며, 2027년 첫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서울 구로 데이터센터까지 포함하면 총 300메가와트(MW) 이상 규모의 인프라를 확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번 전략적 조직 재편을 통해 2030년까지 AI 분야에서 연 매출 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AI Vision 2030'에서 제시한 총매출 30조원·AI 비중 35% 목표와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조정된 수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사이버 침해사고 등 최근 변화한 경영환경을 반영해 현실적인 예측치를 새롭게 제시한 것"이라며 "향후 변동 사항은 시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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