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0.5%p 규모의 '빅컷'을 단행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증권업계 분석이 나왔다. 국내 증시는 유동성 확대 효과로 강세 기조를 유지하되 제한된 범위에서 횡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미국이 빅컷을 실행하면 시장 유동성이 급격히 증가해 물가 상승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런 시나리오는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최근 발언을 근거로 "물가와 고용 리스크가 균형점에 근접하면 금리를 중립 수준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은 고용지표 악화 시 금리 인하 근거가 강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연준은 9월부터 선제적 금리 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있으며 올해 0.25%p씩 두 차례 인하가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내년 금리 인하 속도에 관해서는 "물가 불안 요인이 잔존하고 있어 내년 연준은 보다 신중한 접근을 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예상보다 느린 인하 템포를 전망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에 따른 무역갈등 우려는 주요국 간 협상을 통해 일부 완화됐지만, 글로벌 무역량 위축은 피할 수 없어 위험 요소로 남아있다고 예측했다.
국내 경제는 건설투자 중심의 내수 침체와 관세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성장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을 0.9%로 추정했는데 이는 잠재성장률을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다만 황 센터장은 "국내 경기 바닥 형성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경제주체들의 심리 회복과 금융시장 정상화에 힘입어 경기 선행지수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고 2차 추가경정예산 효과로 민간소비가 되살아나면서 국내 경제는 상반기 저점 후 하반기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환율 전망과 관련해서는 "달러화는 연말까지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원·달러 환율도 글로벌 달러 약세에 연동해 점진적 하락세를 나타낼 것"이라면서도 "개인 해외투자 확대로 달러 수요가 증가할 수 있고, 국내 증시 수익률 기대치 하락 시 외국인 자금 유입 제한은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은 과거 분기별 평균 수익률 밴드를 기준으로 코스피가 3020~3300선에서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황 센터장은 "세법 개정 기대감 약화로 국내 증시 상승 모멘텀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유동성 확대 국면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강세장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