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본사 전경.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본사 전경.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노사가 초과이익분배금(PS) 배분 문제를 두고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 노동조합은 지난 18일 오전 10시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리는 '이천포럼' 행사장 앞에서 대규모 피켓 시위를 열었다. 

이천포럼에는 최태원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를 비롯해 SK계열사 대표들이 대거 참석했다. 미래 전략을 논의하는 그룹 핵심 행사에 맞춰 성과급과 임금 인상 문제를 공론화하려는 것이다.

노조는 19일 이천 SKMS연구소, 20일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에서도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노조는 그룹 차원의 책임 있는 입장을 요구하며 최고 수위 압박에 나설 방침이다.

노조는 지난 6일 충북 청주3캠퍼스에서 창사 이래 첫 투쟁 결의대회를 연 데 이어, 12일에는 경기 이천 수펙스센터 앞에서 2차 결의대회를 열었고,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 앞에서도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노사 갈등은 5~7월 총 10차례 임금 교섭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불거졌다. 핵심 쟁점은 '영업이익의 10% 성과급 지급'이다. 노조는 2021년 노사 합의 조항을 근거로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 23조4673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에 따라 사측은 올해 초 기본급 1500%의 PS와 자사주 30주를 지급했지만, 노조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기본급의 1700%에 α를 더해 지급하고 잔여 재원은 미래 투자에 활용하자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영업이익의 10%를 전액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사측은 지난달 10차 교섭에서 PS를 기본급 1700%(연봉의 약 85%)로 상향하고, 잔여 재원의 절반은 불황기에 활용할 수 있도록 연금·적금 형태로 적립, 나머지 절반은 미래 성장 투자에 쓰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노조가 이를 거부해 협상은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송현종 SK하이닉스 사장은 최근 사내 'The 소통' 행사에서 "회사는 지속 가능해야 하는데 현재 제도는 호황의 성과만 공유하고 불황의 손실은 사측이 모두 부담하는 구조"라며 "성과급 한도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노조는 향후 집단행동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은 이미 사내에서 부분 파업과 경고 집회를 예고한 상태다.

결국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SK하이닉스 내부 문제를 넘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전반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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