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조선소 전경. 사진=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 조선소 전경. 사진=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과 관련한 노동조합의 파업 예고에 "파업보다는 상생의 대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측은 매년 반복되는 고정급 인상 요구가 장기적으로 회사의 수주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일감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달 말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하고, 이날 낮 12시부터 전체 조합원 약 7300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했다. 투표는 오는 4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노조는 사측의 임금 인상 제안에 불만을 나타내며, 교섭 결렬 시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사측은 이날 소식지를 통해 "노조의 단체행동권은 법에 보장된 권리지만, 파업은 협상을 통한 자율적 타결의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을 때 선택하는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며 "교섭 때마다 연례행사처럼 파업을 남용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는 임금 협상을 중심으로 한 단협이 아닌 만큼 파업이라는 극단적 수단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며 "노조가 매년 교섭에서 고정된 인상률을 우선시할 경우 자칫 수주경쟁력 약화와 일감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조선업황 회복에 따라 수주잔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후판 가격 상승과 환율, 인건비 부담 등으로 수익성 확보는 여전히 녹록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성과에 대한 보상과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수주 경쟁력 확보도 병행돼야 한다"며, 노조에 교섭안의 우선순위 조정과 항목별 현실적 논의를 제안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20일 임금협상 상견례를 시작으로 최근까지 1개월여 동안 총 11차례 교섭을 이어왔으나, 임금 인상안을 둘러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는 조선업 호황에 걸맞은 보상을 요구하며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 정년 연장, 성과급 산출기준 변경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현재 경영상황과 수익구조를 고려할 때, 노조 요구를 수용하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입장차가 지속되자 노조는 지난달 27일 쟁의조정을 신청했고,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쟁의 발생을 결의했다. 이번에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과반 이상 찬성이 나오고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질 경우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실제로 쟁의권이 확보될 경우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교섭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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