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려동물이 ‘가족’으로 자리잡으면서 반려가구의 양육 행태도 ‘웰니스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29일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를 발간하고 한국 반려가구의 건강·지출·이별 관리 등 반려동물 생애 전반에 걸친 변화를 심층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반려가구는 591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6.7%, 반려인은 약 1546만명(인구의 29.9%)에 달한다. 반려가구의 76%는 반려동물 양육에 만족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양육을 지속하겠다는 응답이 74.2%로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펫티켓 인식에서는 비반려가구와의 시각차가 여전히 컸다.
‘반려동물 웰니스’는 핵심 키워드다. 보호자와의 교감(59.8%), 놀이·운동(41.2%), 정서 관리(40.3%) 등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뚜렷해졌고 반려동물의 건강검진과 영양 관리도 점차 일상화되고 있다.
양육에 따른 지출도 급증했다. 입양비는 평균 38만원, 월 양육비는 19만4000원, 장례비는 46만3000원으로 조사됐고 최근 2년간 치료비는 102만7000원으로 직전 조사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생애 자금을 별도로 마련한 반려인은 26.6%에 불과했으며 반려동물보험 가입률도 12.8%로 낮았다. 보험료 부담과 보장 범위 부족이 주된 이유였다.
펫로스 경험은 반려문화가 더욱 복합적인 정서로 이어지는 지점을 보여준다. 반려인의 54.7%가 이별을 겪었으며 83.2%가 우울감을 느꼈고 일부는 1년 이상 지속되는 ‘펫로스증후군’을 경험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 양성 및 심리 지원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비만 관리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반려동물 14.7%가 수의사에게서 비만 판정을 받았으며 보호자 절반 이상이 간식·사료 조절, 운동을 통해 관리를 시도 중이다. 하지만 비만 기준과 진단에 대한 정보 부족은 과제로 남아 있다.
황원경 KB금융 경영연구소 부장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이 확대되며 단순한 돌봄을 넘어 건강, 재정, 이별까지 고려한 종합적 관리가 필요해졌다”며 “이번 보고서가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서로 이해하고 성숙한 반려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