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실트론이 SK그룹의 리밸런싱(사업 재편) 전략에 따라 경영권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말에는 적격 예비 인수후보(숏리스트) 선정이 예정돼 있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외 사모펀드 등 5~6곳이 SK실트론 인수를 위한 예비실사를 진행 중이다.
당초 지난 9일 예비입찰이 예정돼 있었지만, 자금 조달 부담 등으로 인수의향서(LOI) 제출 마감이 연기됐다. 아직 LOI는 제출되지 않은 상태로 막판까지 눈치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숏리스트가 확정되면 세부 협상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거쳐 이르면 3분기 내 매각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SK실트론은 국내 유일의 반도체용 실리콘(Si) 웨이퍼 전문 제조사로, 12인치 웨이퍼 기준 글로벌 시장 점유율 3위다.
업계는 기존 Si 웨이퍼 사업만으로도 기업가치를 약 5조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SiC(실리콘카바이드) 웨이퍼 사업의 가치 반영 여부가 매각 가격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실트론의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약 7000억원으로, 업황 회복에 따라 내년엔 1조원대 회복 가능성도 거론된다.
글로벌 동종업체들의 평균 EBITDA 멀티플은 7~8배 수준이지만 국내 신규공장 투자와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반영하면 10배 이상, 즉 기업가치 7조원 이상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여기서 순차입금 약 2조원을 차감하면 지분가치는 5조원 이상, SK㈜가 보유한 70.6% 지분 가치는 약 3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선 원매자 간 경쟁이 인수가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최근 이미지 회복을 위해 이번 딜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최종 인수가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