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경기도 광명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 공개 행사에서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6일 경기도 광명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 공개 행사에서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GM이 계속되는 '철수설'에 대해 "단순한 루머일 뿐"이라며 공식적으로 일축했지만 논란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신차 제조 계획 등 철수설을 잠재울 만한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고 '무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열린 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 출시 행사에서 구스타보 콜로시 한국GM 부사장은 철수설에 대한 질문에 "추측성 루머일 뿐"이라며 "대응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구 부사장은 "앞으로도 제품 라인업을 계속 출시하고, 이미 수립한 한국 내 전략을 실행해 나갈 것"이라며 철수설을 부인했다. 윤명옥 한국GM 최고마케팅책임자(CMO) 겸 커뮤니케이션 총괄 전무도 "부평공장과 창원공장 모두 정상적으로 가동 중"이라며 이를 보완했다.

하지만 한국GM의 이러한 공식 입장에도 불구하고 철수설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내 공장에서의 신차 제조 계획이나 추가 투자 방안 등 루머를 종식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대응책은 여전히 제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GM은 부평과 창원 공장을 가동 중이며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 등 두 개 모델만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GM은 글로벌 시장에서 총 49만9559대를 판매했으며 이 가운데 수출 비중은 무려 95%(47만4735대)에 달했다. 이중 미국으로의 수출 비율은 88.5%(41만8782대)로 사실상 미국 수출을 위한 생산 거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영향 대상국에서 생산된 차량은 장기적으로 미국 현지에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그런데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미국에서 저렴한 가격 경쟁력이 핵심인 모델이기 때문에 한국 생산 거점을 유지할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GM 철수설이 다시 불거진 이유다.

철수설을 잠재우려면 신차 생산 배정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지난 2023년 부평공장에서 계획했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생산이 철회된 이후 신차 관련 소식은 전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반복되는 철수설에 고용 불안을 느낀 한국GM 노조는 사측에 전기차 생산 물량 배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GM 본사는 이를 계속 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달에는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대표와 안규백 전국금속노조 한국GM지부장을 포함한 노사 대표단이 미국 GM 본사를 직접 방문했지만, 신차 배정과 관련된 구체적인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한국GM이 정부와의 계약이 종료되면 영업·판매망과 서비스센터만 남기고 생산에서 손을 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완성차로서가 아닌 수입차로서의 길을 택할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GM은 지난 2018년 철수를 계획하다 정부로부터 8100억원의 공적 자금을 지원받고 10년간 한국에 남기로 약속했다. 약속 만료 시점은 오는 2027년으로 국내에서 현재 생산 중인 차량의 생산 주기도 같은 해 종료되는데, 한국GM이 그동안 철수설을 해명하면서 내세운 대응 방안들이 판매 및 사후관리 서비스만에 국한됐기 때문에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이 대응하지 않는 게 아니라 못 하는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철수설에 대한 반응이 미온적"이라며 "정말 계획이 있다면 무대응보다는 하루빨리 신차 배정 등 구체적인 전략을 공개해 불안을 잠재우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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