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자산운용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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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자산운용이 시장 경쟁력 제고를 위해 ETF 차별화에 발 벗고 나섰다. 리브랜딩 이후 시장 점유율 하락과 핵심 인력 교체 등 내홍을 겪은 KB자산운용이 새로운 상품군으로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KB자산운용에 따르면 자사 ETF 'RISE미국휴머노이드로봇'이 이날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다. 로봇 산업은 인공지능(AI) 기술과 결합하면서 장기적인 성장 테마로 꼽힌다. 제조업과 의료, 서비스업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휴머노이드로봇 활용이 확대되는 추세다. KB자산운용은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향후 글로벌 산업 구조를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하며 해당 ETF를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KB자산운용은 최근 ETF 라인업 확충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글로벌 시장을 조망하며 다양한 ETF 상품을 구성해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 1일 출시한 'RISE 인도디지털성장 ETF'는 디지털 분야에서 고속 성장하고 있는 인도 디지털 기업들을 대상으로 구성했다. 시장에 나온 대부분의 인도 테마 ETF가 인도 주식 시장 지수 'Nifty(니프티)'를 추종하는 것과 달리, 인도 디지털 산업을 대표하는 45개 종목으로 구성된 'MarketVector Digital India Index(INR)'를 기초지수로 추종한다.

지난달에는 'RISE미국양자컴퓨팅 ETF'를 출시하면서 시선을 모았다. 양자컴퓨팅 산업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빅테크 대표 기업들이 연구 개발과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성장성이 높은 중소형 퓨어플레이어 기업과 안정적으로 우상향하는 빅테크 기업을 골고루 담는 전략을 구사했다. 산업 관련도가 높은 기업을 선별해 개별 종목과 테마 쏠림 위험을 낮춰 포트폴리오를 짜낸 것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올해 엔화 강세 전망이 뚜렷해지자 미국 대표지수 S&P500에 엔화로 투자할 수 있는 'RISE 미국 S&P500엔화노출(합성 H)'를 내놓았다. 또 트럼프 정부 출범 후 친기업적 정책 기조에서 수혜를 노릴 수 있는 △RISE 미국은행TOP10 ETF와 △RISE 테슬라미국채타겟커버드콜혼합(합성) ETF도 시장 동향에 발맞춰 선보였다.

이와 함께 KB자산운용은 단순한 상품 출시를 넘어 투자자들에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마케팅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투자자들에 상품 관련 산업에 대한 참신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최근 'RISE 인도디지털성장 ETF' 출시와 함께 자사 유튜브 채널에 인도 현지를 직접 방문하는 영상 콘텐츠를 게시했다. 인도 투자 전문가인 유튜버 '강황맨'과 KB자산운용 직원들이 실제로 인도에 방문해 인도 디지털 허브를 중심으로 IT,테크 산업 등 현지 디지털 산업을 몸소 체험한 경험을 투자자들에게 전달했다.

지난달엔 국내 자산운용사 최초로 '리게티컴퓨팅' CEO와 대담을 진행해 자사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해당 인터뷰는 'RISE미국양자컴퓨팅 ETF' 출시에 맞춰 투자자들에게 양자컴퓨팅 산업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 마련됐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난해 리브랜딩 당시 장기투자할 수 있는 상품 기획에 힘쓰고 투자자들에게 관련 교육을 꾸준히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며 "관련 가이드북을 발간하고, 온오프라인 세미나, 유튜브 기획 등을 꾸준히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KB자산운용의 적극적인 행보와 함께 ETF 시장 판도를 뒤집을 수 있을지 기대감이 모인다.

앞서 KB자산운용은 리브랜딩 이후 오히려 시장에서 뒤처지는 형국이었다. 지난해 ETF 브랜드를 'RISE'로 리브랜딩하면서 새로운 출발을 알렸지만 뚜렷한 상품 경쟁력과 마케팅 효과의 부재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다. 올해 초에는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점유율 3위 자리를 내줬다.

이에 내부 인력에도 변화가 있었다. 김찬영 전 본부장이 실적 개선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임하면서 노아름 ETF 본부장이 조직을 총괄하게 됐다.

노 본부장이 지휘봉을 잡고 KB자산운용은 '상품 구성'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ETF 운용실장을 맡았던 노 본부장은 삼성자산운용 출신으로 금융상품 실무 경험이 풍부하고 해외주식형 상품 영역에 높은 전문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적으로도 노 본부장 취임 이후 'ETF 상품 전략'에 더욱 무게가 실린 것으로 감지된다.

ETF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KB자산운용의 올해 행보가 부진 탈피를 넘어 시장 점유율 회복과 장기적인 성장으로 나아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많은 요소가 있겠지만 상품 경쟁력이 가장 우선이 돼야 한다"며 "유튜브 컨텐츠 등 획기적인 정보 제공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KB자산운용은 최근 총보수 인하로 미국 대표지수 상품에서도 유입이 있었을 것"이라며 "브랜드를 알리면서 상품 출시에 집중하는 것은 좋은 방향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앞으로 여러 산업을 살펴보면서 다양한 테마형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이번 휴머노이드로봇ETF에 이어 곧 천연가스밸류체인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투자자에 대한 이해에 기반해 차별화된 ETF 상품 공급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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