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증권이 최근 서비스 출시와 각종 이벤트를 동원하면서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원큐프로'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리테일 시장 경쟁이 계속해서 심화하는 가운데 하나증권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지난 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지난해 전산운용비로 315억원을 지출했다. 전년 264억원 대비 약 19% 증가한 금액이다. 하나증권의 전산운용비 상승 폭은 증권사 중 5위 안에 드는 수준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이는 시세 정보와 해외서비스 이용료 등 정보사용료 증가와 전산센터 구축 등에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런 투자에도 하나증권 MTS 원큐프로는 사용자 확보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일반 투자자부터 전문 투자자까지 다양한 고객층을 아우를 수 있는 MTS로 '원큐프로'를 운영하고 있다. 원큐프로의 지난해 월평균 사용자 수는 약 35만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2월 기준으로는 41만5428명을 기록했다.
MTS 상위 증권사를 보면 키움증권이 지난 2월 기준 256만명에 육박하는 MAU를 자랑했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 그 뒤를 이어 230만명대를 기록했다. 하나증권은 순위 다툼에서는 비껴간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국내 10대 증권사 중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비단 하나증권만의 고민은 아니다. MTS 시장 점유율과 MAU(월간활성사용자) 면에서는 상위에 포진한 대형 증권사들을 제외하면 모두 뚜렷한 상승세는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지난해 해외주식 인기를 등에 업고 리테일 부문 실적이 크게 상승하면서 증권사들이 제각기 리테일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쉬운 투자'를 표방하며 획기적인 MTS로 리테일 시장을 휩쓴 토스증권이 등장하면서 격전이 더 거세졌다. 중소형 증권사들까지 발 벗고 MTS를 개편해 리테일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하나둘씩 '수수료 무료'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경쟁이 격화되면서 MTS 시장에서 유의미한 변화를 일으키기는 더욱 어려워졌다고 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제 단순한 마케팅 기법으로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기 힘든 구조"라며 "증권사들의 MTS 수준이 전반적으로 크게 향상됐다"고 해석했다.
경쟁 환경이 더욱 척박해지면서 MTS 경쟁력 제고는 하나증권의 도전 과제 중 하나로 부상했다.
하나증권의 돌파구는 MTS 서비스의 지속적인 강화다. 특히 연금 관련 서비스를 보충하며 주력 분야인 WM과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감지된다.
지난 2월엔 맞춤형 퇴직연금 전용 상담 데스크도 열었다. 연금 상품과 운용 방법 등 전문가 상담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달 MTS에서 유언대용신탁 상담 서비스를 시작했다. 유언대용신탁에 국내 주식 실시간 매매 서비스를 도입해 신탁 후에도 주식 포트폴리오를 운용·관리할 수 있게 했다.
미국주식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미국주식 매수 쿠폰을 제공하는 등 해외주식 관련 이벤트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하나증권은 기존 MTS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서비스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간결하고 직관적인 메뉴 구성과 여러 편의 기능 추가로 개인 손님 경험에 맞는 MTS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와 함께 해외주식 거래, 절세목적 상품 거래 서비스 강화 등으로 유연한 금융상품 추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활용과 개인 맞춤형 고객 관리도 병행할 계획이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AI활용 투자 정보 컨텐츠와 데이터 기반의 '손님 여정 관리' 등 데이터 분석 서비스 역시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