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지난해 매출 4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줄고 점주 불만, 소비자 이탈, 내부 분위기 악화 등 '불균형 성장' 해소는 숙제로 남았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는 지난해 매출 4조3226억원, 영업이익 6408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6.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4% 감소했다.
우아한형제들은 2023년 기준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65% 오른 영업이익을 냈다. 같은 해 DH와의 합작법인 '우아DH아시아'에 4127억원 규모의 첫 배당을 실시하면서 고배당 논란이 일었다. 당시 영업이익 대부분이 외국계 대주주에게 이전된 셈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지난해에는 배당 대신 5372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해 소각하는 방식을 택했다. 형식은 달라졌지만 사실상 자금 회수 방식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2년간 약 1조원에 달하는 현금이 DH 측에 돌아갔다.
DH는 전 세계 70여 개국에 진출해 있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 적자를 기록 중이다. 반면 한국은 유일하게 연간 흑자를 내고 있는 시장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만큼 우아한형제들에 가해지는 실적 압박도 크다.
경영진 변화도 눈에 띈다. 2023년 김봉진 창업자가 회사를 떠난 데 이어, 이국환 전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이후 DH 출신 피터얀 반데피트가 임시 대표를 맡았으며, 올해 초 김범석 대표가 정식 선임됐다. 김 대표는 우버 튀르키예 법인, DH 자회사인 음식 배달 앱 글로보 등을 거친 인물로, 이번 인사는 DH의 영향력이 직접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때 감성 마케팅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쌓았던 배달의민족은 최근 수익성 중심 정책을 강화하며 브랜드 정체성에서 흔들리고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2022년 배달 수수료를 주문 금액의 6.8%로 인상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이를 9.8% 수준으로 다시 인상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배달의민족은 유료 멤버십 '배민클럽'을 출시하며 구독 기반 수익 모델을 도입했다. 구독 모델은 안정적인 매출 확보 수단이지만, 소비자에게 또 다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이 같은 수익 구조 변화는 "외국 기업 수익만 키워준다"는 여론과 맞물려 배민 브랜드 이미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로 사용자 이탈 조짐도 감지된다. 최근 쿠팡이츠는 전년 동월 대비 약 65% 증가한 1037만명의 월간 사용자 수(MAU)를 기록했고, 땡겨요 역시 2% 이하의 수수료 정책과 '착한 배달앱' 이미지를 통해 지난해 400만 회원을 돌파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다른 플랫폼으로 눈길을 돌리는 배경에는 단순한 가격 요인 외에도 '브랜드 신뢰 약화'가 있다는 분석이다. 수수료 인상, 유료 멤버십, 포장 주문 수수료 부과 등이 이어지고, 그 수익이 DH로 이전되는 구조 관련 반감이 확산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300억원 규모의 마케팅 투자를 통해 고객 이탈 등에 대응하고 있다"며 "포장 부문을 리브랜딩한 배민픽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배민, 소상공인 대출·라이더 교육·친환경 확산…'커밋먼트' 실천 본격화
- 우아한형제들, 지난해 매출 4조원 돌파...영업이익 6408억원
- 배달의민족, 4월 '100원 픽업' 프로모션 진행
- 배달의민족, 올해 외식키워드 '시즌리스 아이스·저속노화' 꼽아
- 우아한형제들, 글로벌 개발자 프로그램 히어로테크코스 운영
- 배달의민족, 산불 피해 주민 위해 성금 3억원 전달
- 배민, B마트 '아이돌 콜라보' PB 시리즈 상품 출시
- 배달의민족, 보건복지부와 '가족돌봄청년' 인식 제고 캠페인 전개
- 배민, 10대 고객에 떡볶이 쏜다…'방과후배민 럭키 푸드로우' 진행
- 우아한형제들, 재택 축소…주2회 사무실 출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