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 사진=한국신용데이터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 사진=한국신용데이터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주도하는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이 소상공인 특화 은행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기존 은행들이 중견기업과 대기업 중심으로 제공한 공급망 금융 등을 소상공인 대상으로 제공하고 지원하겠다는 포부다. 

일반 기업들 대비 영세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수익성과 건전성 우려는 남아있다. KCD는 기존 개인신용 중심으로 이뤄진 자영업자 신용평가에 플랫폼 정보를 통한 사업역량 모델을 더하면 건전성 관리가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전성 관리를 통해 예대마진 스프레드를 넓히면 수익성도 담보될 수 있다는 논리다. 

KCD가 주도하는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이 1일 은행회관에서 소상공인 특화 금융 서비스의 청사진과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한국소호은행은 최근 제4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한국소호은행은 기존 금융권과 차별화된 소상공인 맞춤 금융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다. 사업장 매출, 현금 흐름, 단골 비중, 지역 내 경쟁력 등 실질적인 영업 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금융 서비스에서 소외됐던 소상공인과 개인사업자에게 더욱 정확한 평가와 자금 조달 기회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전략의 기반은 KCD가 확보한 데이터다. KCD는 전국 소상공인에게 경영관리과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캐시노트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온·오프라인 결제 전문 기업 한국결제네트웍스, 포스(POS)와 키오스크 전문 기업 아임유,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사 한국평가정보 등과 함께 230만 사업장에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어 수년 간 데이터를 취합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플랫폼 데이터 기반 신평모델로 건전성 관리…비이자수익 비중 20%


다만, 한국소호은행이 내세운 주요 고객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인 만큼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 우려도 뒤따른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모두 당국 기준인 30%를 넘었고, 연체율은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연체율 대비 3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KCD 설명에 따르면, 기존 은행들은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의 사업역량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려워 대표자 개인의 신용을 바탕으로 대출을 관리해왔다. KCD는 기존 개인 신용평가에 캐시노트 기반 사업역량 데이터를 더해 상환 가능성이 높은 사업자들에게는 직접 대출을 해주거나, 지자체 지원금 등을 연결해 대출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현행 개인신평 모델을 적용하면 기존 은행 대출 심사에서 '컷오프'를 당하는 고위험군 개인사업자들의 경우, 사업역량 모델을 더했을 때 그들 중 약 7.3%는 디폴트 없이 상환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신서진 한국소호은행 TF총괄은 "현재 보유한 신용평가 모델과 한국평가정보 등 자회사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위험가중자산(RWA), 대손충당, 신용 위험노출액(크레딧 익스포져)을 포함해 잘 관리할 예정"이라며 "건전성 관리를 통해 예대마진 스프레드가 벌어지면 수익성이 담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이자수익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신 총괄은 "데이터를 통한 지원금 사업이나, 하나의 공동 대출에 대해 지방은행과 저축은행이 제공하는 대출 소개 영업은 플랫폼으로 할 수 있는 광고 사업들이 있다"며 "비이자수익 비중을 20% 이상 유지하는 게 주요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사진=한국신용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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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공모 없이 1조5천억원까지 증자 가능"…4년 차 흑자 예상


그럼에도 초기 자본금이 3000억원인 만큼 초반에는 적자를 벗어나긴 어려워 보인다. 박주희 이사는 "영업 개시 이후 4년 차에는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태현 팀장은 "인프라나 인적구성을 위해 초기 비용을 할애하고 있다"며 "여신 상품 출시 여부와 확장모델 목표에 맞춰 증자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KCD는 기업공개(IPO)를 통한 증자 계획은 "아직은 이르다"라는 입장이다. 김동호 대표는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은 기본적으로 전략적투자자(SI)들"이라며 "내부적으로는 초기 자본금 5배에 달하는 1조5000억원 이상까지는 기존 주주들이 별도의 공모 절차 없이 자금을 충분히 넣을 수 있다는 기본적인 공감대는 명확하게 있고, 그 이후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할 때 IPO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은 대주주인 KCD(33.5%)를 중심으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들과 유진투자증권, 우리카드, 흥국생명·화재, OK저축은행 등 금융사, LG CNS, 메가존클라우드 등 IT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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