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 사진=홍인택 기자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 사진=홍인택 기자

소상공인을 위한 맞춤형 금융 혁신이 본격화된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이 ‘소상공인을 위한 1번째 은행’이라는 비전을 내걸고 신용평가부터 대출까지 전방위적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소호은행은 1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상공인을 위한 새로운 금융 모델을 공개했다. 소상공인의 신용평가를 기존의 개인 신용 점수에서 벗어나 실제 사업장의 경영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하고, 현금 흐름 문제를 해결할 ‘공급망 금융’ 상품을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정부와 지자체 지원금과 대출을 연계해 개별 사업자에게 맞는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는 이날 발표에서 "대한민국 경제 활동 인구의 4분의 1이 소상공인 관련 업종에 종사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전문 은행은 없었다"며 "구휼이 아닌 금융을 제공해 소상공인이 성공하고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행 신용평가 시스템의 문제도 지적됐다. 김 대표는 대기업 출신 창업자와 오랜 기간 사업을 운영한 자영업자를 비교하며 "현재 시스템에서는 전자가 더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실제 돈을 갚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후자일 수 있다"며 "소상공인의 실제 경영 능력을 반영하는 새로운 평가 기준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한국소호은행은 전국 170만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경영 관리 서비스 ‘캐시노트’ 데이터를 활용해 실시간 매출 흐름, 업종 특성, 지역 특성 등을 분석하는 신용평가 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날 공개된 혁신 금융 상품도 눈길을 끌었다. 첫 번째는 ‘나중 결제’와 ‘오늘 정산’으로, 소상공인들이 거래처와의 결제 시 발생하는 현금 흐름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은행이 먼저 결제 대금을 지급한 뒤, 일정 기간 후 사업자로부터 상환받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실제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용을 평가하고, 거래가 성사된 것을 검증해 리스크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상품은 ‘맞춤형 지원금 및 대출 연결’ 서비스다. 한국소호은행은 개별 사업장의 정보를 바탕으로 받을 수 있는 정부 및 지자체 지원금을 우선 안내하고, 여기에 금융사의 대출 상품을 조합해 최적의 자금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소상공인이 매일 사용하는 캐시노트에 '뱅킹 서비스'도 도입한다. 캐시노트를 통해 실시간 매출을 집계하고 예상 부가세를 자동 산출해 세금 납부액을 미리 적립해주는 부가세 파킹 통장도 제공할 예정이다. 

정책금융 알리미 역할도 수행할 방침이다. 업종과 업력, 매출 규모 등을 기반으로 필요한 정책 금융을 적시에 자동으로 맞춤 추천하고 AI 서류 자동 작성을 통해 정책 지원금 신청까지 완료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김 대표는 "소상공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단순한 대출이 아니라 사업 운영을 안정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금융 지원"이라며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전환하는 등의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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