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건설이 시공한 대구 수성구 '빌리브 헤리티지' 아파트의 분양 광고비 미지급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분양 광고를 담당했던 광고대행사가 10억원이 넘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허병훈 신세계건설 대표를 비판하는 신문 광고를 게재하며 공론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광고대행사 '애드에이치큐'는 지난 12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쳐 신문지면 광고를 실었다.

12일자 광고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보라는 듯 "신세계 정 회장님!"이라는 문구로 시작된다. 광고에서 애드에이치큐 측은 "신세계건설만 살아남고 협력업체 죽이는 것, 이것이 진정 신세계입니까?"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신세계가 책임지겠다고 시키신 일을 저희는 성실히 임했을 뿐인데 결국 신세계건설만 살고 협력업체는 죽어라 하는 겁니까!"라며 "10억원을 3년 동안 모르쇠하는 신세계건설, 허병훈 대표이사께서 제발 영세한 협력업체들이 살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라는 내용을 담았다.

"신세계그룹 정 회장님!"으로 시작하는 14일자 광고에서는 더 구체적인 비판이 이어졌다. 해당 광고에서 애드에이치큐 측은 "자금 집행 동의권으로 협력사 줄 돈을 거부하고 공사비만 먼저 챙긴 신세계건설! 신세계건설이 저희가 알던 신세계가 맞습니까!"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빌리브 헤리티지'는 신세계건설이 대구 수성구에 시공한 아파트다. 2022년 분양을 시작했지만 2개동 146가구 중 25가구만 계약되며 흥행에 참패했다. 이로 인해 용역 계약을 체결했던 협력업체들이 일부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드에이치큐는 빌리브 헤리티지 분양 광고를 대행하며 매월 말 기준으로 실제 집행된 홍보물 제작비 및 광고 매체비를 청구하면 현금으로 지급받기로 시행사와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후 분양이 진행되는 동안 여러 차례 광고를 집행했고 계약에 따라 비용을 청구했으나 시행사 측은 '분양 성적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대금 지급을 미뤘다는 게 애드에이치큐 측 주장이다.
애드에이치큐 측은 '분양이 완료되면 광고비를 꼭 지급하겠다'는 신세계건설의 약속을 믿고 추가 광고를 집행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미 지출한 매체비 등으로 인해 협력업체들로부터 자금 압박을 받았고, 일부 매체에는 광고비를 대신 지불하기까지 하면서 쌓인 미수금만 10억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이상민 애드에이치큐 대표는 뉴스저널리즘과의 통화에서 "애드에이치큐는 신세계건설에 의해 광고사로 선정됐고, 신세계건설의 지시에 따라 시행사와 계약을 진행했음에도 이제 와서 신세계건설은 용역비 지급의 계약 주체가 아니니 책임이 없다며 발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수금이 쌓여갔지만 공동사업자 지위에 있는 신세계건설의 임원이 직접 지급을 약속해 이를 믿고 분양 광고를 계속했는데, 지난해 할인 분양으로 분양이 완료됐음에도 신세계건설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심지어 법원에서 신탁사에 대금 지급 명령을 내렸음에도 신세계건설이 지급 명령 동의를 안 해주고 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반면 신세계건설은 자신들은 시공사일 뿐 대금을 미지급한 주체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뉴스저널리즘과 통화에서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광고대행사 선정은 공개 PT(프레젠테이션)를 통해 절차에 따라 진행됐으며, 신세계건설은 이를 운영하고 참여했을 뿐 애드에이치큐의 선정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신세계건설 임원이 지급을 약속했다는 주장이 있지만,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약속이 아닐뿐더러 확인도 불가능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피해를 입은 다른 협력업체들도 있고 이해관계자가 많아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지급 동의에 신중한 상황"이라며 "대금 미지급의 주체는 시공사가 아니라 시행사이며, 시공사인 신세계건설 역시 공사비를 받지 못해 거액의 피해를 본 피해자로 해당 계약의 지급 주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