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절대 강자임을 입증했다. 이 가운데 회사는 올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을 전년 대비 100% 이상 성장시키겠다고 자신했다.
SK하이닉스는 23일 실적발표회를 열고 지난해 매출액 66조1930억원, 영업이익 23조4673억원, 순이익19조7959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기존 최고 실적이었던 2022년보다 21조원 이상 높으며, 영업이익도 메모리 호황기였던 2018년의 성과를 넘어섰다.
특히 4분기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12% 증가한 19조7670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 또한 15% 증가한 8조828억원을 달성했다. 순이익은 8조65억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강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HBM 기술력과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통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HBM은 전체 D램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5세대 HBM(HBM3E) 12단 제품 공급을 시작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실적에 힘입어 2024년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현금성 자산은 14조2999조원으로 전년 말 대비 5조2000억원 증가했으며, 차입금은 22조7000억원으로 6조8000억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차입금과 순차입금 비율도 각각 31%와 12%로 크게 개선됐다.
SK하이닉스는 빅테크들의 AI 서버 투자가 확대됨에 따라 HBM과 고용량 서버 D램 수요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AI 기능을 탑재한 PC와 스마트폰 판매가 확대돼,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HBM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0%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HBM3E 12단 제품은 올해 상반기 전체 HBM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올해 투자는 전년 대비 소폭 늘어날 것"이라며 "HBM과 향후 시장 적기 대응을 위한 생산설 인프라 투자에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CFO에 따르면 M15X는 올해 4분기 가동을 목표로 청주에 건설 중이며, 용인 클러스터 1기도 2027년 2분기 팹 가동을 목표로 올해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10나노급 6세대(1c) D램에 대한 양산성을 확보했으며, 하반기부터 일반 D램에 적용해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6세대 HBM 시장 주도권을 이어 나간다는 전략이다.
김기태 SK하이닉스 HBM세일즈앤마케팅담당 부사장은 "HBM4 12단 제품은 올해 하반기 중 개발과 양산 준비를 마무리하고 공급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라며 "HBM4 16단 제품은 고객 요구 시점에 맞춰 공급할 예정이며 내년 하반기를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업체의 레거시(기존) 반도체 저가 공세에 따라 올해 국내 메모리 업황은 전반적으로 부정적일 것으로 봤으나, HBM과 같은 고가 제품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연간 고정배당금을 기존 1200원에서 1500원으로 25% 상향해 총 현금 배당액을 연간 1조원 규모로 확대했다. 이에 회사는 향후 배당 시 고정배당금만 지급하고, 기존 배당정책에 포함됐던 연간 잉여현금흐름(FCF)의 5%는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데 활용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