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BK기업은행이 불법대출 사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건의 경중보다도 내부 분위기에 끼치는 영향이 적지 않아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IBK기업은행 검사 일정을 다음달 7일까지로 연장했다. 기존 검사 일정은 21일 종료 예정이었다.
기업은행은 지난 9일 홈페이지에 239억5000만원 규모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고는 지난 2022년 6월부터 11월 초에 걸쳐 전현직 임직원이 부동산 담보 가치를 부풀려 담보가치보다 많은 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은 지난해 책무구조도 제출 이후 앞다퉈 내부통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금융사고를 극도로 경계하는 모양새다.
4대(KB·신한·하나·우리) 금융지주 회장은 모두 신년사에서 신뢰회복이 중요하다고 언급했고 우리금융지주와 은행은 최근 내부자 신고 접수를 위한 외부채널 '헬프라인'을 도입하기도 했다.
기업은행 내부 분위기도 어수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루된 직원의 직책 탓이다. 기업은행 내부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일반 직원이 아니라 센터장이 연루됐다는 점에서 허탈함을 느끼는 직원이 많다"고 전했다.
여신심사센터는 지역 여신 신청을 종합해 승인 여부를 검토하는 곳이다. 어느 정도 역량 검증이 필요한 자리인 만큼 내부에서 존경받는 선배이자 센터장이 금융사고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직원 사기를 꺾었다는 후문이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내부통제 사고가 터지면 회의감을 토로하는 직원이 많다"며 "외부 신뢰가 떨어지면 직원 사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단순 불법대출을 떠나 향응 접대와 친인척 부당대출 가능성이 거론되는 만큼 내부 분위기는 더 침체될 수 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 관계자는 "검사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어떤 점을 발견했는지는 언론을 통해 확실히 알게 되는 경우도 많아 허탈함이 더 클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기업은행은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불법대출에 관여핸 직원을 대상으로 인사 및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