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SDI가 초격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한 미래 기술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먼저 삼성SDI의 당면 과제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등으로 인한 배터리 업황 극복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12조8378억원, 누적 영업이익 62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6%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4분기 실적 또한 출하량 감소와 일회성 비용으로 인해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투자증권은 삼성SDI가 지난해 4분기 20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으며, 교보증권과 IBK투자증권 또한 각각 1898억원·1740억원의 영업 적자가 예상된다는 전망치를 제시했다. 삼성SDI의 분기 적자는 지난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등의 선제적인 기술 선점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고금리 등으로 인한 수요 부진과 전기차 및 배터리 관련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업계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차별화 기술 개발 및 혁신에 꾸준히 투자함으로써 향후 다가올 '슈퍼사이클'에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삼성SDI는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5'에서 회사가 개발 중인 배터리 제품과 기술을 고객과 투자사에 선보였다. 이날 삼성SDI가 준비한 고객 초청 전시회에는 원통형 배터리, 전기차용 각형 배터리, 전력용 ESS 설루션인 SBB 1.5 제품 등 최신 제품이 대거 전시됐다.
특히 회사는 'CES 혁신상'을 받은 배터리 관련 제품들과 독자적인 무음극 기술로 업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밀도를 구현한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를 미래 기술로 제시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을 포함한 내부 구성 물질이 모두 고체인 배터리를 뜻한다. 기존 리튬이온배터리 대비 안정성, 에너지밀도, 충전 성능을 모두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삼성SDI는 지난 2023년 말부터 고객사에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더해 삼성SDI는 △혁신 설계와 공정 기술을 적용한 고밀도 장수명 전기차용 각형 배터리(PRiMX680-EV) △무선통신 기술을 통해 구조를 단순화함으로써 생산 효율과 품질을 높인 전기차 배터리 모듈(PRiMX680 Module+) △컨테이너식 ESS 'SBB 1.5' △고출력·고속충전 기술을 구형한 원통형 배터리(PRiMX50U-Power) 등의 혁신 제품을 선보였다.
아울러 삼성SDI는 지난해 11월 '기술통'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최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자공학 박사학위 취득 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RAM개발실장, DS부문 미주총괄 등을 거쳐 삼성디스플레이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과 대표이사를 역임한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다. 이번 인사는 그룹 내 핵심 사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서 성과를 낸 최 대표를 선임해 기술 중심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단 복안으로 해석된다.
최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 아직 해결되지 않은 국제정세 불안 지속 등으로 경영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시장이 원하는 바를 면밀히 센싱하고, 고객의 입장에서 기술과 품질을 강화해야 한다"며 미래 기술력 확보를 통해 비우호적인 경영환경을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