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무안국제공항 참사 이후 저비용 항공사(LCC)의 구조적인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국내 항공업계의 여러 문제 가운데 업무 환경에 대해 지적하는 글이 올라왔다.
본인을 에어부산의 부기장이라고 밝힌 A씨는 최근 블라인드에 "항공사의 문제 중 피로도에 관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대한민국의 LCC는 무분별한 AOC(항공운항증명)발급으로 인한 경쟁 심화로 고도의 효율화만 강조하고 있다"며 "조종사의 연간 비행제한 시간은 1000시간으로 정해져 있는데 이는 FSC(대형 항공사)만 존재하던 시절의 조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수많은 LCC가 존재하고, 극한의 효율을 추구하는 항공업계의 상황과는 매우 괴리가 있는 제한"이라며 "단순히 숫자로 계산하면 1년에 1000시간이면 한달에 83시간 가량의 비행을 할 수 있다는 결론인데 (이 경우) 몇 달만 지나도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대형기와 소형기의 출근일수와 이착륙 횟수의 차이를 감안해 비행제한 시간을 차등해 적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LCC의 인력 짜내기는 이제 그만둬야 한다"고 꼬집었다.
21대의 항공기를 보유 중인 에어부산의 조종사 인원은 273명이다. 이런 가운데 3분기 말 기준 여객기 1대당 월평균 가동 시간은 2023년 319시간에서 지난해 340시간으로 21시간 늘었다.
이는 총 136대의 여객기를 보유 중인 대한항공의 지난해 3분기 기준(조종사 3203명) 여객기 1대당 월평균 가동 시간인 355시간과 큰 차이가 없다.
항공사 월평균 가동 시간은 총 유상 비행시간을 항공기 운용 대수로 나누는 방식으로 산출한다. 저가항공사들이 가용한 비행시간을 최대한 늘려 높은 수익을 꾀한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조종사의 휴무 시스템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A씨는 "에어부산을 기준으로 말하면 31일까지 있는 달은 10일, 그 외는 9일의 휴무를 보장하고 있는데 그마저도 조종사가 부족하면 오프수당이라는 금액을 주면서 한달에 7일만 쉬게 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틀 밤을 새우고 동남아를 다녀와서 하루 쉬고 새벽 5시에 출근하는 비행이 만연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종사의 근무환경은 우주방사선 노출, 기내의 건조한 환경, 기압차 등을 겪으며 스트레스와 긴장감을 가지고 살고 있다"며 "질병으로 인해 출근을 못해도 병가가 아닌 개인 연차 소진을 해야 하고 인력 부족으로 인해 힘든 몸을 이끌고 출근하는 경우도 여러 차례"라고 강조했다.
안전한 비행을 위해 조종사 업무환경 근무 여건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에어부산 관계자는 "운항 승무원은 항공안전법에 따라 근무시간을 포함해 법적으로 제도화된 엄격한 수준의 근로 환경을 적용하고 있다"며 " 처우 등 내부 직원의 고충에 대해서는 열린 자세로 경청하고 필요한 부분에 있어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